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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타기 시점까지 조언 … 토종 투자AI 속속 출격

금융에이전트 개발 잰걸음
네이버, 스타트업과 챗봇 서비스
대출 심사·이상거래 탐지 AI도

  • 안선제
  • 기사입력:2025.09.10 17:05:02
  • 최종수정:2025.09.10 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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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금융권과 정보기술(IT) 기업이 손잡고 발 빠르게 '인공지능(AI) 금융 에이전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국내 IT 빅테크 가운데서는 네이버클라우드가 먼저 움직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금융정보 업체 씽크풀과 협력해 투자 상담 AI 챗봇을 오는 10월 말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추론에 강점을 지닌 네이버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씽크' 모델을 적용해 투자자가 종목 정보, 기업 정보, 시장 동향을 질문하면 실시간으로 답변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투자 전략까지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초기에는 증권사와 언론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들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AI 스타트업 '프로젝트 플루토'는 미국 시장 투자 결정을 돕는 전문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프로젝트 플루토는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유튜버 '뉴욕주민'으로 잘 알려진 한국인 홍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이 스타트업이 내놓은 '터미널 엑스(Terminal X)'는 월가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들이 참고하는 프라이빗 데이터와 대안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기반 투자 분석 플랫폼이다. 수천 건의 리서치 문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검증된 뉴스, 커뮤니티 데이터 등을 분석해 투자자가 미국 시장에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테슬라 추가 매수 시점인가?" "팰런티어 주가는 적정한가?"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분석과 조언을 제공한다. 단순한 종목 정보 검색을 넘어 실적과 재무현황, 애널리스트 전망, 목표주가, 장단기 리스크 요인, 성장 동력, 밸류에이션, 투자 권고까지 월스트리트 수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합 분석을 지원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플루토 프로젝트는 NH투자증권과 파트너십을 맺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국내 AI 금융 스타트업 에이젠글로벌이 선보인 AI 의사결정 플랫폼 '아바커스(Abacus)'는 금융기관 데이터를 학습해 대출 심사, 이상거래 탐지, 신용평가, 고객 관리 등 주요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일반 투자자 대상의 종목 추천보다는 금융사의 디지털뱅킹과 리스크 관리에 특화된 솔루션으로 현재 우리은행, 현대카드, 우리카드, 삼성화재 등 국내 주요 금융권에 공급하며 현장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처럼 국내 금융권에서 AI 에이전트 도입이 속속 가시화되자 정부도 서둘러 제도적 대응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금융권 생성형 AI 활용 지원 방안'을 발표해 금융권 내 AI 확산에 따른 문제점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금융권 오픈소스 AI 서비스 개발 및 활용을 통합 지원하기 위해 '금융권 AI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업권별 협회, 금융연수원 등과 협력해 금융 특화 한글 말뭉치를 구축하고 금융권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학습 데이터를 제공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도 올해 업무계획에서 금융사가 AI 서비스를 안전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금융권 통합 AI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안선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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