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궁 꺾고 사이그너와 대등한 경기,
고3때 당구 시작 ‘늦깎이 선수’
조건휘 이충복에게서 배우며 실력 향상
PBA를 대표하는 강호 강동궁과 세미 사이그너는 올시즌 3차전(NH농협카드배)과 4차전(SY배)때 무명선수에게 혼쭐이 났다.
강동궁(SK렌터카)은 아예 128강서 탈락했고,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는 패배위기에 몰렸다가 승부치기 끝에 가까스로 이겼다.
두 선수를 몰아부친 선수가 전재형(26)이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당구를 시작한 늦깎이 당구선수다. 전 국가대표 임윤수 감독의 조련을 거쳤고, 이후 이충복 선수 지도를 받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강호 킬러’로 떠오른 전재형의 얘기를 들어봤다.
▲당구팬에겐 낯설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PBA 드림투어에서 뛰는 전재형이다. 1999년생 올해 26살이며 현재 일산 이충복당구클럽에서 연습하고 있다. 당구수지는 35점이다.
▲PBA 3차전(농협카드배)과 4차전(SY베리테옴므)에서 ‘강호킬러’ 면모를 과시했다. (전재형은 3차전 128강전에서 우승후보 강동궁(SK렌터카)을 3:0으로 물리쳤고, 4차전 128강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에게 2:0으로 앞서다 승부치기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3차전과 4차전 와일드카드로 나서면서 조건휘(SK렌터카) 형이랑 이충복(하이원) 대장님이 많이 도와줬다. 대회에서 맞붙은 두 선수(강동궁, 사이그너) 모두 최정상선수라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고 운도 따라줘 좋은 경기를 했다.

▲조건휘 이충복 선수가 어떤 도움을 줬는가.
=당구연맹에서 활동하다 (조)건휘 형 (이)충복 대장님과 친해지면서 PBA로 옮겼다. 건휘 형은 3년 전 군복무를 마치고 혼자 연습하는 날 보고 먼저 손을 내밀었고 지금은 거의 매일 같이 지내면서 연습한다. (이충복)대장님은 항상 세심하게 챙겨주신다. 물론 당구 칠 때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따끔하게 혼내는 호랑이 선생님이지만 평소에는 굉장히 자상하다.
▲당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7년 고등학교 3학년때 친한 친구와 함께 정호석 선수에게 4구부터 6개월 정도 배웠고 재미를 느껴 당구선수로 방향을 잡았다. 근데 스무살이 되니까 즐길 게 너무 많아서 6개월 정도 놀았다. 다행히 금방 정신 차리고 임윤수 감독님에게 4년 정도 배웠다.
▲다소 늦게 당구를 시작한 편인데 슬럼프는 없었는지.
=처음에는 당구 실력이 급성장하니까 우쭐했다. 근데 당구를 칠수록 당구고수를 만나면서 자신감을 잃었다. 많이 지니까. (조)건휘 형한테 “(경기에서) 지는게 무섭다”고 고민을 털어놓으니까 건휘 형이 “지는 게 두려우면 경기는 왜하니?”라고 짧고 굵게 얘기했다. 그 얘기가 크게 와닿았고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

▲연습 루틴은 어떤가.
=오전 9시에 구장에 가서 두께나 스트로크 위주로 연습한다. 점심 이후 오후 8시까지 연습경기를 하거나 시합에서 실수하거나 못쳤던 상황을 놓고 반복훈련한다.
▲롤모델을 꼽자면.
=(조)건휘 형을 만나면서 많이 발전했고,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공치는 방법이나 상황에 따른 대처법, 연습방법 등 형의 루틴을 따라하려고 노력한다. 같이 지내면서 보고 배우는 게 많다. 지난해 12월 강원도에서 열렸던 하이원배나 올 3월 제주도 왕중왕전도 함께 갈 수 있도록 건휘 형이 비용을 지원해줬다. 또 형이 매일 6시에 일어나 일산까지 와서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스럽다.
▲올해 목표는.
=선수로서 최종목표인 ‘우승’을 향해 위해 차근차근 나아가려고 한다. 2023년 3부(챌린지)부터 경기를 뛰었고 작년에 드림투어(2부)로 승격했다. 지난시즌에는 나름 성적이 괜찮았다. 올해 목표는 드림투어 파이널 진출, 시즌 애버리지 1.5정도를 기록하는 것이다.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은.
=당구연맹 시절 챙겨준 임윤수 감독님과 양순이 이사님 감사하다. 함께 연습하며 잘 될거라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김예은 이우경 김세연 정다혜 이하린 선수도 고맙다. 무엇보다 선수로서 실력이 늘도록 채찍과 당근을 아끼지 않는 건휘 형과 이충복 대장님께 감사하다. [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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