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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어, 최고 의사결정 기구에도 반도체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이사 선임 안건을 오는 3월 1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한다고 18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신규 사내이사로 전영현 DS부문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을 각각 내정했다.
아울러 신규 사외이사로는 반도체 전문가인 이혁재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퍼듀대에서 공학박사를 받았다. 이후 루이지애나공대 조교수와 인텔 선임 엔지니어를 거쳐 2001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서울대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장, 서울대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사업단장,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사회에만 반도체 전문가 3명이 포진하는 셈이다. 이사진에 반도체 전문가가 3인 이상 포진한 것은 3년 만이다.
아울러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과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허은녕 서울대 공과대 교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감사위원으로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사회 의장은 주총 이후 꾸려질 신규 이사회에서 선출하며, 새 의장으로는 신 전 위원장이 유력하다.
관심을 모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사법리스크가 완벽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투자자들과 관계, 사법 리스크 등 여러 장애물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이 회장이 등기이사에 복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논의가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준법감시위원회 내부에서도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할 정도로 여러 관점이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다만 개인적으로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운영할지는 회사에서 신중히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덕 기자 /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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