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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캐롬선수권 우승 조명우 “세계팀3쿠션 부진 이유 나도 몰라…국가대표는 항상 부담”

김준태와의 결승전 먼저 치고 나가자 생각, “가장 힘든 경기는 바오프엉빈과 8강전” 이번 대회 전 연습 대신 당구동영상 많이 봐

  • 황국성
  • 기사입력:2025.03.29 08:10:00
  • 최종수정:2025.03.29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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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캐롬선수권에서 우승한 조명우는 “바오프엉빈과의 8강전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우승 후 인터뷰에 응한 조명우.
28일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캐롬선수권에서 우승한 조명우는 “바오프엉빈과의 8강전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우승 후 인터뷰에 응한 조명우.
김준태와의 결승전 먼저 치고 나가자 생각,
“가장 힘든 경기는 바오프엉빈과 8강전”
이번 대회 전 연습 대신 당구동영상 많이 봐

아시아챔피언에 오르고 기자회견에 응한 조명우는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 동안 부진했던 짐을 털고 한결 가벼운 모습이었다. 지난 22일 제13회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가 시작할 무렵만 해도 조명우 얼굴은 밝지 않았다. 직전 세계팀3쿠션선수권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아시아캐롬선수권에서도 큰 고비가 있었다. 바오프엉빈과의 8강전이었다. 24:44, 막판에 무려 20점차로 지고 있다가 이를 뒤집었다. 조명우도 “바오프엉빈과의 8강전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세계팀3쿠션선수권 부진에 대해서는 1년에 한번씩 하는 대회이고, 국가대표로 나가는 대회라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결승전에서 김준태(경북체육회)를 50:15(21이닝)로 꺾고 우승한 후 조명우와 몇 마디를 나눴다.

▲우승 소감은.

=너무 기쁘다. 올해 초 보고타3쿠션월드컵, 세계3쿠션팀선수권에서 부진해 걱정했는데, 이렇게 잘 풀려 다행스럽다.

올 목표 세계선수권, 3쿠션월드컵, 전국대회 한번씩 우승
“팀전 해보니 (용)현지 팀리그 힘든거 알겠더라”

▲결승 전까지 김준태 선수 페이스가 굉장히 좋았다. 결승전 경기운영을 어떻게 했는지.

=경기 초반엔 디펜스에 신경을 썼다. 둘 다 부진했는데, 먼저 치고나가는 사람이 흐름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둘 다 디펜스를 안 하려고 해도 공이 잘 안 서고, 칠만한 공도 잘 안 왔다. 운 좋게 제가 먼저 치고나가 흐름을 잡을 수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8강전(바오프엉빈)이다. 그렇지만 20점차(24:44)로 끌려갔을 당시엔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모든 경기를 치를 때 ‘상대가 몇 이닝만에 많은 점수를 내면, 반대로 나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부담감은 오히려 후반 22이닝(47:47)~23이닝(47:48)에 더 크게 느꼈다. 이렇게 다 따라왔는데 지면 너무 아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외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대부분 땄지만 (국가대항전인) 세계팀3쿠션선수권에선 유독 고전을 반복하고 있다. (조명우는 최근 독일 비어슨에서 열린 세계팀3쿠션선수권에 허정한 선수와 출전, 8강에 머물렀다)

=진짜 이유를 잘 모르겠다. 이번 대회에도 제가 좀 잘 치려고 하면 상대도 잘 치는 까다로운 경기 흐름이 이어졌다. 우죽하면 허정한 선수와 농담으로 “독일에서 굿을 한번 하자”는 말도 했다. 하하. 팀대회이기 때문에 개인전보다는 더 부담이 된다. 개인전에서 지면 그냥 내가 지는 거지만, 팀선수권에서 지면 동료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에 승부에 더 집착하게 된다. 그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주변에서 조금 내려놓고 치라고 해주시는데, 팀전에선 그게 잘 안 되더라.

▲팀선수권서 거듭 부진하니 용현지 선수가 PBA팀리그에서 고생하는게 공감이 되나.

=점점 공감이 된다. 곁에서 팀리그를 힘들어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점수도 짧고, 운이 없으면 한 큐도 못 치고 들어올 때도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걸 생각하면 (용)현지가 생각보다 더 힘들겠구나 싶기도 하다.

▲팀전에 약하다고 하지만 전국대회 복식전에선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윤도영과 짝을 이뤄 복식우승을 차지했다)

=두 대회(세계팀3쿠션선수권과 전국당구대회 복식)에 차이가 있다. 경기방식도 다르고 팀선수권은 1년에 한번만 하는 대회다. 게다가 국가대표로 나가는 대회라 부담이 훨씬 크다.

▲최근 윤도영 선수와 3쿠션 복식서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다.

=항상 고마운 친구다. 좋은 여정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 여담인데, 윤도영 선수 만나면 ‘그걸 잡히냐’라고 물어보고 싶었다. 하하. (윤도영은 국토정중앙배 남자3쿠션 개인전 8강서 조명우와 만나 14이닝까지 28:15로 앞섰으나, 이후 40:50(28이닝)으로 역전패했다) 생각해 보니 바오프엉빈 선수와 경기할 때 윤도영 선수와의 경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것도 잡았는데, 이것도 잡아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번 아시아캐롬선수권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우승했다. 팀선수권에서 부진했던 걸 어느 정도 만회했다는 생각이 드는지.

=물론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우승을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만회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그래도 팀선수권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하다. 양구 와서 국토정중앙배 치를 때 ‘독일에서도 이렇게 쳤으면 우승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가시질 않았다.

▲(올해 다소 부진했는데) 이번 대회 출전할 때, 남다른 각오를 했는지.

=되짚어보자면, 보고타3쿠션월드컵과 세계팀3쿠션선수권에 출전하기 전에 당구를 정말 많이 쳤다. 그런데 양구 오기 전엔 당구를 거의 안 쳤다. 팀선수권 끝나고 3일 정도는 일부러 당구를 안 쳤다. 보고타대회 끝나고 당구 엄청 치고 팀선수권에 갔는데, 양구 오기 전에 또 당구를 많이 치면 피곤함만 늘며 악순환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휴식을 택했다. 대신 당구영상을 많이 봤다.

▲어떤 당구영상을 봤나.

=제가 잘 친 영상이다. 하하. 그때 모습을 기억하면서 마인드 컨트롤도 했다. 그렇게 하고 양구대회에 출전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자연스럽게 샷이 나와 의외였다. 다음에도 슬럼프가 오면 이 방법을 한 번 더 써봐야겠다. 하하.

▲올해 남은 국내외 대회가 많다. 목표는.

=세계선수권에서 한 번 더 우승하고 싶고, 월드컵에서도 한 번은 우승컵을 들고 싶다. 국내대회에서는 적어도 한 번 이상 우승하는게 목표다. [양구=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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