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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 봤어?’ 獨 이적 무산된 오현규의 ‘무력 시위’…“저격 아냐, 건강한 상태 보여주고 싶었어”

  • 김영훈
  • 기사입력:2025.09.10 18:16:19
  • 최종수정:2025-09-10 18: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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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의 슈투트가르트가 후회할까. 오현규가 강력한 슈팅으로 ‘건강함’을 증명했다.

오현규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친선경기에서 1-1로 팽팽한 후반 30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3-4-2-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오현규는 부지런히 움직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다부진 체격과 빠른 발을 앞세워 멕시코의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수비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압박을 펼치며 팀에 힘을 보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날 오현규는 골 세리머니로 자신의 왼쪽 무릎을 가리키며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는 슈투트가르트 구단을 향한 것. A매치 소집 직전 오현규는 이적을 앞두고 있었다. 소속팀 헹크 떠나 빅리그 입성이 이뤄지는 듯했다. 슈투트가르트는 닉 볼테마데(뉴캐슬 유나이티드), 엔조 미요(알 아흘리) 등 핵심 공격수를 떠나보내며 공격수 보강이 필요했고 대체자로 오현규를 낙점했다.

오현규는 대표팀 소집 또한 하루 늦추며 이적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슈투트가르트행을 확정하지 못했다. 사유는 ‘메디컬테스트 불합격’. 고1 때 다쳤던 왼쪽 무릎 십자인대 때문이었다. 슈투트가르트의 메디컬테스트 탈락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오현규는 2019년 수원삼성에서 프로 데뷔 후 무릎 부상이 재발한 적이 없다. 더구나 2023년 셀틱, 지난해 헹크 이적 과정에서도 과거 무릎 부상 이력이 문제 되지 않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를 두고 벨기에 현지에서는 ‘이적료’가 실질적인 이유였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벨기에 ‘HBVL’은 “오현규의 이적이 무산됐다. 과연 무릎 때문일까, 돈 때문일까”라며 “유력한 한 관계자는 돈 때문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오현규의 이적료는 옵션을 포함해 2,800만 유로(한화 약 455억 원)로 알려졌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는 더 낮은 금액을 원했고, 이를 낮추고자 무릎 부상 전력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현규는 멕시코전 보란 듯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골망까지 흔들었다. 오현규는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마음의 정리를 하고 왔다. 100% 집중할 자신이 있었고, 오늘 경기에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가 기대된다”라며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내 무릎과 관련해 (이적이) 아쉽게 됐다. 해당 팀을 저격하는 것은 아니다. 내 무릎은 항상 건강했고, 다른 선수 못지않게 좋은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세리머니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그러면서 “후반전에 골을 넣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기회가 왔을 때 다 넣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다 넣을 수 없는 것은 축구선수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한 골이라도 넣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오현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이름도, 번호도 없던 예비 선수였다. 하지만 3년 사이 그는 유럽 무대를 누비고, 대표팀에서도 인정받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오현규는 “더 많은 꿈을 꾸게 된 시간”이라고 회상하며 “월드컵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이 무대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인지 알게 됐다. 이후 그 누구보다 간절하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라며 월드컵 본선행을 향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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