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세트엔 너무 떨려서 힘도 안 실려,
“4세트 6이닝 연속공타, 그게 실력”
요즘엔 혼자서 기본구 연습 많이 해
첫 우승에 대한 부담때문인지 7세트에 너무 떨렸다고 했다. 모리(에스와이)는 초반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금방 끝날 것 같던 경기는 마지막 7세트까지 갔다. 전열을 가다듬은 엄상필(우리금융캐피탈)의 맹추격에 모리도 당황했다. 4이닝에는 6이닝 연속 공타를 하기도 했다. 결국 모리가 우승할 수 있었던 건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었다. 우승 첫 소감이 꿈만 같고 간절했다고 했다. 쇠락한 일본 캐롬 현실 때문에 5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큐를 갈았다. 그 노력이 우승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모리의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다.
▲첫 우승인데 소감은.
=꿈 같다. 이렇게 트로피를 드는 게 간절했는데 드디어 달성해서 너무 기쁘다. 2년 전 에스와이챔피언십에서 준우승 했을 때가 기억 난다. 꿈에서도 나올 정도로 생생했다. (모리는 23/24시즌 ‘에스와이PBA챔피언십’ 결승에서 마르티네스에게 3:4로 져 준우승했다)
▲이번 대회를 되돌아보면.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냥 쳐야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회에 임했는데, 오히려 제 실력에 비해 공이 잘 맞았다. 이런 점이 내 실력이 될 수 있게 더 노력해야 한다.
▲준우승 할 때는 팀리그 소속이 아니었다. 팀리그에 들어간 게 이번 결승전에 많이 도움이 됐나.
=응원해주는 사람이 많다보니 힘을 받았다. 응원받다보니, 제가 갖고있는 실력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하게 됐다. 결승전 마지막 세트가 11점인데, 전에는 이런 부분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팀리그 7세트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편하게, 후회 없이 하자’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렀다.
▲세트스코어 3:0으로 앞서가다 4~6세트를 내리 졌다. 7세트에 안떨렸나.
=너무 떨렸다. 처음에는 팔이 너무 떨려 (큐에) 힘도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이런 기분을 정말 오랜만에 느꼈다.
▲4세트 시작 후 6이닝까지 공타했는데.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게 내 실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력이 더 좋았다면, 4세트에 잘하고 경기를 빨리 끝낼 수 있었을텐데. 부족해서 간신히 우승했다.
▲일본에 있는 가족들에게서 결승전 앞두고 연락 오지 않았나.
=결승 전까지 연락이 없었다. 일본사람은 이런 상황에서 연락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가족들이 신경을 써주지만, 아마도 부담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인지 연락을 주진 않았다.
▲일본 남자선수로는 PBA 투어 첫 우승이다.
=일본 캐롬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PBA라는 좋은 대회에서 우승하는 걸 보여주게 돼 기쁘다. 이번 우승으로 일본 캐롬이 조금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에서 활동한지 얼마나 됐나.
=5년 전 한국에 왔다. 한국에서 대회가 많아 일본에 계속 있으면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겠다고 생각해 한국에서 생활하게 됐다. 당시 오태준(크라운해태) 선수와 함께 지냈다. PBA에서 활동한 건 4년째다.
▲‘일본 캐롬의 희망’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부담은 없는지.
=이번 대회 우승으로 그런 부담이 줄어들기도 했다. 일본 남자 선수가 세계적인 대회에서 우승 한 게 20년이 넘었을 것이다.
▲한국생활하면서 힘든 점은.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 힘든 부분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성적이 나오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최근 들어 집중적으로 준비했던 부분이 있다면.
=요즘은 혼자 많이 연습한다. 기본 공을 많이 연습한다. 팀리그 때 선수들과 이야기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 부족한 부분을 계속 연습하며 실력을 늘리고 있다.
▲PBA에서는 젊은 편인데 비슷한 나이대 선수 중에선 누가 잘한다고 생각하나.
=PBA에서는 절대 어리지 않은 것 같다(웃음). 한국은 나이가 어린데도 잘하는 선수가 정말 많다. 김영원은 아직 10대인데도 대단한 선수다. 이번에 PBA에 합류한 김준태 선수도 정말 잘한다. [유창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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