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트 마지막 행운의 득점
“이런 우승 원한건 아냐”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 되고 싶다
비록 행운의 샷으로 마지막 득점을 올렸지만 기쁜건 어쩔수 없었다. 자신도 이런우승을 노린건 아니라고 했다. 아울러 김민아 선수에게 미안해 했다. 세트스코어 3:0 으로 앞서다 3:3까지 추격을 허용했고, 4:3으로 힘겹게 이겼다. 4세트부터 부진했는데, 팔이 잠겼다. 그러나 그런 위기를 딛고 정상에 다시 섰다. 약 4년1개월만의 우승이다. 강지은은 “이제 혈이 뚫린거 같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말했다. 이번 우승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위태로웠던 월드챔피언십 출전권도 확보했다. 우승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다.
△우승 소감.
=이런 식의 우승을 원한 건 아니었다. 사실 득점하기 전에 눈물이 글썽글썽했는데, 마지막 득점을 성공하고 눈물이 쏙 들어갔다. 그래도 우승해서 너무 좋다.
△3세트까지 경기력이 좋았다가 4세트부터 갑자기 부진했는데.
=경기 중에도 생각해봤는데 답이 나오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실수했던 공에서 여운이 남은 것 같다. 공을 쳐도 원하는 대로 공이 가지 않으면서 팔이 잠겼다. 세트스코어 3:2가 됐을 때 7세트까지 가겠다 싶었다.
△마지막 7세트에서 앞서고 있다가 8:8까지 따라잡혔는데.
=초구를 실패했을 때 좋지않은 느낌을 받았다. 팔이 계속 풀리지 않아서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민아 선수가 4세트부터 팔이 풀리고 컨디션 회복을 하면서, 마지막까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마지막 1점을 성공시켰을 때는 우승해서 좋기도 했지만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끝나고 김민아 선수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김민아 선수가 “그건 아니지”라면서 “미안하다 말하라”고 애기하라 했다. 하하. 4년 전 우승했을 때도 마지막 득점이 지금과 상당히 비슷했다. 이렇게 우승을 할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승리 여신이 강지은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4세트나 5세트에 이런 득점이 나왔다면 괜찮았을텐데, 하필 우승이 결정되는 마지막 득점이라서 더욱 미안했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인 만큼 기분 좋게 생각하려 한다.
△마지막 우승한 지 4년이 지났다.
=마지막 우승한 게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21/22시즌 3차투어(휴온스배) 우승하고 6차투어(NH농협카드배)에서도 결승전에 진출했다. 당시 김가영(하나카드) 선수에게 패한 이후 4년 동안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멘탈이 좋지 않다고 느낀다. 개인 투어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팀리그에서는 팀원들과 함께 이겨 낼 수 있지만, 투어에서는 혼자서 헤쳐 나가야 하는 만큼 힘들 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번 우승으로 혈이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잘 풀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지.
=이번 대회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 랭킹이 26위여서 월드챔피언십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32강에서 백민주(크라운해태) 선수만 이기자는 생각이었는데, 그 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이겼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이기면서 우승까지 차지했고, 월드챔피언십 진출까지 확정했다.
△4년 전 우승 했을 때와 지금 댤라진 점은.
=실력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예전에는 공을 잘 치지 못해도, 씩씩하게 쳤다. 지금은 공 배치를 알고 있는 수준이 다르다. 경기력도 그때와 비교하면 많이 올라왔다.
△자신 만의 무기를 꼽자면.
=차분함이다. 이번 결승전에도 3세트까진 차분했는데, 4세트부터는 그러질 못했다. 주변에서는 포커페이스를 잘한다고 하는데,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무표정하게 생겨서 포커페이스를 하는 것 처럼 보이는 거다.
△앞으로의 각오.
=개인전에서 혈을 뚫었으니, 앞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 팀리그에서도 지금처럼만 한다면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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