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은 골키퍼가 있는 몇 안 되는 운동 종목이다. 골키퍼가 막아야 하는 골대의 크기는 가로 3m와 세로 2m다. 가로는 양 팔을 뻗어도 닿지 않지만, 세로는 170cm 키의 성인이 손을 뻗으면 골대에 닿는다. 그렇다 보니 높이 쪽으로는 골키퍼가 유리하고, 좌우로는 슈터에게 유리한 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4월 종료된 2024-25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 남자부 경기에서는 총 5610개 슛이 골대로 향했다. 핸드볼 전문 데이터 프로그램 ‘비프로’는 골대를 높낮이를 따져 상단, 중간, 하단으로 좌우 방향을 따져 왼쪽, 중간, 오른쪽 이렇게 9개 구역으로 나눠 유효슈팅 5610개가 향한 방향을 정리했다.
비프로에 따르면 핸드볼 H리그 남자부 경기에서는 좌측 중간과 하단, 우측 중간과 하단에 많은 슛이 쏠렸다. 골키퍼의 옆구리와 발끝 4각 지대를 노렸다는 얘기다. 슈터로서는 최대한 골키퍼를 피하기위해 가장 먼쪽을 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발보다 손이 반응이 빠르기 때문에 위쪽보다는 아래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9개 구역 중 가장 많은 슛이 쏠린 구역은 골대 왼쪽 중간으로 878개(15.6%)의 슛이 꽂혔다. 이어 오른쪽 중간이 837개(14.9%), 오른쪽 아래가 825개(14.7%), 왼쪽 아래가 794개(14.1%) 순이었다. 이 네 구역으로 쏠린 슛이 전체의 59.3%를 차지한다. 그만큼 많은 슈터들이 애용하는 코스란 얘기다.
슈터들이 이 코스를 선호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프로 Visualization Data를 통해 슈팅 방향의 위치와 득점 성공을 보면 이 네 구역으로 많은 골이 들어갔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위쪽은 골키퍼의 손에 걸릴 확률도 있지만, 아무래도 골대를 벗어날 수 있어 기피한 것으로 보인다. 아래쪽은 바운드를 활용한 슛도 가능하기 때문에 위쪽보다는 아래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득점왕 박광순(하남시청)을 경우를 보면 300개의 슛을 던졌는데 유효 슈팅 247개 중 177골을 넣었다. 박광순은 이 네 구역으로 167개의 슛을 던졌는데 67%로 전체 평균보다 많이 이 코스를 활용했다. 특히 이 네 코스에서 122골을 넣어 73%의 성공률을 보였다. 그만큼 슈팅에 자신 있는 코스이면서 골키퍼를 압도할 수 있는 코스란 얘기다.

그런가하면 슈터들이 다섯 번째로 많이 공략한 코스는 의외로 골키퍼의 몸통이라 할 수 있는 정중앙이다. 정중앙에 633개(11.2%)의 슛을 날렸는데 그야말로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골키퍼의 타이밍을 뺐는다든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득점 성공률은 높지 않다. 골키퍼와 가까워질수록 세이브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하단 중앙으로 507개(9%)의 슛을 시도했다. 바운드 슛을 시도한다든지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이 코스 역시 골키퍼가 서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높은 성공률을 보이지는 못했다. 골키퍼의 머리 위인 상단이 20.2%를 차지했는데 상단 오른쪽 456개(8.1%), 상단 왼쪽 371개(6.6%), 상당 중앙이 309개(5.5%) 순이었다. 골키퍼들이 대부분 오른손 잡이여서 반대 방향이 많았고, 중앙은 골키퍼의 얼굴에 맞으면 2분간 퇴장으로 이어지는 위험이 있기에 피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