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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계에 물건 나왔다’ 15세 당구천재 김현우 “3쿠션월드컵 우승하고 세계1위도 하고싶어”

남원전국당구선수권 4강 ‘최고 스타’로, 김민석 김행직 연파 조명우도 “혼쭐” 당구팬들 “韓당구에 물건 나왔다” 초 6학년부터 당구 배워 이제 4년째

  • 황국성
  • 기사입력:2025.07.30 14:41:48
  • 최종수정:2025.07.30 14: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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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당구천재’ 김현우가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작년 태백산배에서 64강에 진출했던 김현우는 이번 남원 대회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15세 당구천재’ 김현우가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작년 태백산배에서 64강에 진출했던 김현우는 이번 남원 대회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남원전국당구선수권 4강 ‘최고 스타’로,
김민석 김행직 연파 조명우도 “혼쭐”
당구팬들 “韓당구에 물건 나왔다”
초 6학년부터 당구 배워 이제 4년째

얼마전 끝난 남원 전국당구선수권 우승자는 조명우(서울시청, 실크로드시앤티)다. 조명우는 ‘세계1위’ 실력을 과시하며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하마터면 4강에서 탈락할 뻔했다. 50:48로 이겼지만 46:48로 끌려가다 마지막 이닝서 끝내기 4점으로 역전했다. 조명우 혼을 뺀 선수가 15세 김현우(수원 칠보중3)다.

그런 김현우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조명우다. 김현우는 남원대회에서 김민석(32강) 김행직(16강)을 차례로 이겼다. ‘당구 좀 치는 유망주’ 정도로만 알던 당구팬들은 조명우-김현우 4강전을 보고 깜짝 놀라며 “물건이 나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촌들에게 배우는거 많아 학생부 대신 일반부 출전
“대회전 엄마 심장수술해 많이 울었는데 누나가 달래줘”

이미 전조가 있었다. 당구 배운지 3년만인 지난해 11월 서울3쿠션월드컵에서는 14살의 나이로 3차예선(PQ)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이번 남원 대회 직전에는 엄마가 심장수술 해서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수술이 잘된 엄마는 대회를 마치고 올라온 현우를 안아주며 “잘했다”고 격려해줬다고. 남원 대회를 마치고 곧 있을 안동대회를 준비중인 김현우와 얘기를 나눴다.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에서 개인 최고성적인 4강에 올랐다.

=올해 세운 목표가 16강인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이어서 기분이 좋다.

▲당구를 언제부터 배웠고, 요즘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이대웅 선수에게 배웠고 당구 수지는 35점이다. 지금은 방학이라 수원 봉빌리어드에서 하루에 2~3시간 정도 혼자 연습하고 구장에 오는 손님이나 PBA 드림투어 봉승균 선수 등과 연습 경기를 한다.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에서 4강에 오른 김현우가 승리의 브이(V)자를 펴보이고 있다.(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에서 4강에 오른 김현우가 승리의 브이(V)자를 펴보이고 있다.(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남원 전국당구선수권 화제의 선수가 됐다. 대회 끝나고 주변 반응은.

=아는 분들에게 연락도 많이 오고 구장을 찾는 손님들에게도 칭찬을 많이 받았다.

▲15세인데 학생부에 출전하지 않고 일반부에 출전한 이유는.

=학생부에 나가도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삼촌들과 경기하면서 경험을 쌓고 배운다는 마음으로 출전했다.

▲학생부와 일반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학생부는 18점만 치면 되지만 일반부는 40점을 따야 한다. 그만큼 경기를 오래 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고 실수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도 배운다.

▲김민석(부산)과의 32강전, 조영윤(숭실대)과의 8강전 모두 리드를 잡았다가 나중에 동점을 허용했던 것도 경험 부족이 원인인가.

=맞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경기운영이 미흡하다. 다행히 경기 막판에 집중해서 이길 수 있었다.

▲16강전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 김행직 선수를 이겼는데.

=같이 경기해보고 싶었던 선수와 맞붙어서 좋았다. 이번에는 운이 따라서 이겼다.

김현우는 남원 대회에서 조명우에게 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했지만 대회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4강전 끝난 후 인터뷰하는 김현우.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김현우는 남원 대회에서 조명우에게 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했지만 대회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4강전 끝난 후 인터뷰하는 김현우.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4강전 상대가 평소 롤모델로 삼던 조명우 선수인데.

=전에 한번 칠 기회가 있었는데, (조)명우 형이 애버 4점대를 쳐서 25점 차로 완전히 박살났다. 그래서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다. 대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자신감이 부족했다는 말과 달리 팽팽했다. 졌지만 마지막 32이닝에는 48:46으로 앞서며 이길뻔 했는데.

=확실히 (조)명우 형이랑 경기해보니까 쉽지 않더라. 비슷한 상황에서 대처하는 모습에서 너무 차이가 났다.

▲조명우 선수도 경기 끝난 뒤 “호되게 혼났다”던네 다음 맞대결을 기대해도 될까.

=워낙 (조)명우 형과 격차가 있으니 이긴다는 말을 못하겠고,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

▲가장 자신있는 샷과 보완해야 할 점을 꼽자면.

=횡단 샷에 자신 있고, 포지션 플레이가 부족해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김현우 선수 가족 사진. 현우는 남원대회 마치고 올라가니 심장수술 받은 엄마가 잘했다면서 안아줬다고 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김현우 선수 가족 사진. 현우는 남원대회 마치고 올라가니 심장수술 받은 엄마가 잘했다면서 안아줬다고 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조명우?

=맞다 ‘세계1위’ (조)명우 형이다. 명우 형 하면 역시나 힘있게 끌어치는 스트로크가 일품인데, 열심히 노력해서 따라잡고 싶다.

▲장차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

=당구도 잘 치지만 인성이 바르고 예의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3쿠션월드컵 우승과 세계1위에도 오르고 싶다.

4강전 후 시상식장에서 아빠(김진철 씨)와 기념촬영하는 현우. 김진철 씨는 어린 현우를 위해 대회때마다 경기장에 같이 간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4강전 후 시상식장에서 아빠(김진철 씨)와 기념촬영하는 현우. 김진철 씨는 어린 현우를 위해 대회때마다 경기장에 같이 간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앞으로 목표는.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 국가대표로 뽑히고 싶다. 잘하는 형들이 많아서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당장은 다음주 안동 대회에 출전하고, 3쿠션월드컵은 지난해 11월 서울대회 이후 못나갔는데 12월 이집트 3쿠션월드컵 출전을 고민 중이다.

▲가족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남원대회를 앞두고 엄마가 심장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라 많이 걱정했다. 그래서 많이 울었는데, 막내인 나를 누나가 달래주고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줬다. 대회에 나가는 나를 위해 아빠도 많이 희생하신다. 그래서 아빠, 엄마와 누나를 위해서라도 정말 잘하자고 다짐했다. 경기에서 이길 때마다 엄마에게 전화했고, 응원의 말을 들으며 힘을 냈다. (대회 끝나고 집에 올라오니) 퇴원한 엄마가 꼭 안아주며 “잘했다”고 했다. 엄마, 아빠, 누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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