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논란 속에 사라진 구단 명칭의 복원을 원한다.
‘디 애슬레틱’은 21일(한국시간) 트럼프가 자신이 만든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을 인용, 트럼프의 주장을 소개했다.
트럼프는 “워싱턴 ‘어쩌고’ 팀은 당장 그들의 이름을 다시 워싱턴 레드스킨스로 되돌려야 한다. 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여섯 개의 원년 구단 중 하나이며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수의 위대한 인디언들이 이를 원하고 있다. 그들의 유산과 명예는 체계적으로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유의 대문자로 강조하는 방식으로 구단주들에게 “일해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NFL 구단 워싱턴 레드스킨스와 메이저리그 구단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모두 인디언을 마스코트로 하는 팀이었지만, 이름 변경을 요구하는 여론에 직면했고 결국 이름을 변경했다.
레드스킨스는 ‘워싱턴 풋볼 클럽’이라는 임시 명칭을 거쳐 지난 2022시즌 커맨더스로 재탄생했다.
인디언스는 2019년 와후 추장 로고를 없앤 데 이어 2020년 7월 구단 명칭 변경을 발표했고 2021년 7월 가디언즈라는 지금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전부터 인디언에 대한 차별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민자들이 원래 거주하고 있던 인디언을 쫓아내고 세운 나라에서 원주민들의 이미지를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2020년 조지 플로이드라는 이름의 흑인이 경찰의 과도한 진압에 목숨을 잃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미국 전역에 번진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는 이름 변경의 촉매제가 됐다.
당시 클리블랜드 구단주 폴 돌란은 “팬, 기업 리더, 선수, 사회 운동가, 원주민 문화에 초점을 맞춘 연구자들과 수개월간 논의한 끝에 이런 이름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 같은 변화를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그는 이 구단들이 명칭을 변경할 당시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구단들이 정치적 올바름에 의해 이름을 변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기에 지난 2017년에는 NFL 구단주들에게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민의례를 거부하는 선수들을 해고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학 스포츠에서 성전환 선수들의 여성부 경기 참가를 금지하는 등 스포츠 관련 현안에 있어서 꾸준히 ‘우클릭’을 해왔다.
그는 이번에는 구체적인 협박까지 공개해다. 워싱턴 커맨더스에 대해서는 이름을 레드스킨스로 되돌리지 않을 경우 “워싱턴DC에 건설할 새로운 구장에 대해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가디언즈 구단주 폴 돌란의 형제이자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자 하원의원 출신인 맷 돌란에 대해서는 “아주 정치적인 이 구단주는 구단 이름을 우스꽝스럽게 변경한 이후 선거에서 세 번 연속 졌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맷 돌란은 2022년과 2024년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모두 예비 선거에서 낙선했다.
구단들은 당장 대통령의 이 같은 말을 들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커맨더스 구단주 조시 해리스는 지난 2월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 팀, 우리 문화, 우리 코칭스태프가 (새 이름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명칭을 고수할 계획임을 밝혔다.
크리스 안토네티 가디언즈 사장은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내가 크게 신경 쓰는 부분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우리가 내린 (명칭 변경과 관련된) 결정에 대해 다른 관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내린 결정이고, 지난 4년간 가디언즈라는 브랜드를 구축할 기회가 있었으며, 우리 앞에 놓인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해두고 싶다”며 트럼프의 글에 대한 반응을 전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