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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갤러리와 톱골퍼가 만든 '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 결산
톱골퍼 감사담아 애장품 기부
당첨된 팬들 기쁨의 환호성
PGA 등 투어 관계자들 호평
"수만명 관중, 유리판 그린 등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 갖춰"

  • 조효성/김지한/임정우
  • 기사입력:2025.05.04 18:03:35
  • 최종수정:2025-05-04 20: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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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 하늘 아래 열린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 구름 관중이 모였다. 대회 최종일 4라운드가 열린 4일 경기 성남시 남서울CC 18번홀에 모인 갤러리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성남 한주형 기자
화창한 봄 하늘 아래 열린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 구름 관중이 모였다. 대회 최종일 4라운드가 열린 4일 경기 성남시 남서울CC 18번홀에 모인 갤러리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성남 한주형 기자
"마지막 조 18번홀에서 선수들 티샷을 보고, 페어웨이를 따라 수많은 사람과 함께 걸어 올라가는 기분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몰라요. 너무 짜릿해서 매년 아들하고 같이 '구름 관중'이 돼봅니다."(직장인 권명일 씨)

"남서울 컨트리클럽(남서울CC)은 평소에 오기 힘들잖아요. 거대한 공원 같아 아내와 함께 피크닉을 나왔어요. 경기도 보고 경품도 받고 여유 있게 나무 그늘에 있으면 스트레스도 확 풀려요."(경기 성남시 시민 김명우 씨)

4일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일 4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경기 성남시 남서울CC, 1만명이 넘는 '구름 갤러리'가 18번홀 그린을 가득 에워싸고 문도엽이 새로운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으로 탄생하는 순간을 지켜봤다. 챔피언 퍼트가 홀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골프장 전체를 울리는 엄청난 함성과 환호, 박수가 쏟아졌다. 관중도 선수도 전율을 느끼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기분 좋은 봄 햇살이 쏟아진 5월 첫 일요일. 2만여 명의 갤러리가 운집해 한국의 마스터스를 즐겼다. 그리고 단 한 건의 사고와 잡음도 없이 44번째 대회가 마무리됐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이 '한국의 마스터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마스터스가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꾸준하게 열리는 것처럼 항상 남서울CC에서 대회가 개최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스터스와 가장 흡사한 부분은 구름 관중이다. 마스터스는 패트런이라고 불리는 4만여 명의 갤러리가 몰린다. 경기하는 코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관람객으로 메워진다. GS칼텍스 매경오픈도 마찬가지다. 골프, 봄나들이, 경품 등 다양한 이유로 갤러리들이 일요일 남서울CC로 몰린다. 챔피언이 탄생하는 그린을 제외하고 빼곡하게 관중이 채워지며 마스터스 토너먼트 못지않게 구름 관중이 만드는 장관이 펼쳐진다.

PGA투어도 "독특한 매력 있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의 구름 관중은 아시안투어 관계자뿐만 아니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DP월드투어 관계자도 매료시켰다.

PGA 투어 관계자는 "몇 년간 남서울CC를 찾았는데, 늘 엄청난 갤러리를 보면 놀랍다. 관람 수준이 높고 경기에 집중하는 몰입도도 굉장하다"며 "다양한 스토리와 갤러리 중심 운영 등 GS칼텍스 매경오픈은 나름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 오랜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 이런 차별성을 더욱 강화하면 더 매력적인 대회가 될 것 같다"고 호평했다.

DP월드투어 관계자는 "아시아나 유럽에서도 이렇게 많은 갤러리가 즐기는 대회는 별로 없다"며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눈에 띈다. 또 나들이를 즐기거나 아이들과 함께 오는 등 익숙하게 자신만의 대회를 즐기는 방법이 있더라. 한 곳에서 매년 거르지 않고 대회가 열린 결과 같다"고 부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남녀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기업 관계자들도 현장을 찾아 꼼꼼하게 공부했다. 연구의 핵심은 '구름 관중의 비밀' 그리고 선수들의 경기에 절대 방해되지 않게 품격을 지키는 '명품 갤러리'다.

"감사합니다" 애장품 내놓은 선수들

올해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선수들이 만드는 대회'로 진화했다. 선수들은 그동안 '구름 관중'으로부터 엄청난 에너지를 받은 만큼 올해 자발적으로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는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 퍼터 등 애장품을 갤러리들을 위해 내놓았다.

박상현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SK텔레콤 오픈에서 사용했던 퍼터와 웨지, 김비오는 2022년 우승할 당시 사용했던 드라이버를 선물로 준비하기도 했다.

박상현은 "GS칼텍스 매경오픈을 개최하는 스폰서와 매년 현장을 찾아주는 관중들에게 마음의 빚을 갖고 있었다. 선수들이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애장품 이벤트를 마련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톱골퍼들의 애장품을 받은 갤러리들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문도엽의 애장품을 받은 신현정 씨는 "퍼터가 필요해 알아보던 중에 문도엽에게 엄청난 선물을 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 따로 사인볼까지 받았는데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을 만들게 됐다. 선수들의 애장품 이벤트를 마련한 GS칼텍스 매경오픈에도 정말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매경·GS칼텍스 '동반 20년'

1982년 출범해 올해까지 단 한 번도 쉼 없이 국제 프로골프대회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은 IMF 경제위기, 세계를 흔든 리먼브러더스 사태,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경기를 거르지 않았다. 특히 44년 역사의 절반에 가까운 20년 동안 꾸준하게 GS칼텍스 매경오픈으로 열리고 있다. 단순히 기업의 홍보 효과만 생각하고 지원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대회를 지속한 GS칼텍스 매경오픈의 비결은 간단하다. 한국 남자골프를 더욱 부흥시키고 한국 골프 문화를 발전시키자는 초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외 톱골퍼, 매년 5월 첫째 주 열리는 '한국의 마스터스'를 기다리는 골프 팬을 향해 꾸준하게 의리를 지키는 '지원과 후원'이 단 한 번도 중단되지 않고 대회가 열린 핵심 가치다.

[성남 조효성 기자 / 김지한 기자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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