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러웨이골프 코리아가 변화의 물결을 타는 중이다. 대리점과의 소통 속도가 빨라지고 소비자와의 접점도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임스 황 신임대표가 지난해 캘러웨이골프 코리아에 새로 부임하면서 가져온 변화다.
황 대표와 만나 인터뷰하기 전까지는 그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골프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캘러웨이골프 코리아는 신임대표를 맞게 됐다. 미국 본사에서 온 ‘제임스’라는 영어 이름의 한인 1.5세가 주는 낯섦이 분명히 있었다. 그는 “일본 캘러웨이골프에서 근무하며 한국 캘러웨이골프의 성장과정을 누구보다 자세히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캘러웨이골프 본사에서도 근무했기 때문에 캘러웨이골프가 제품의 기술과 혁신을 위해 어떤 연구를 하고, 투자를 하는지 너무 잘 안다. 캘러웨이골프는 제품을 만드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한국 시장에서 이 가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캘러웨이골프의 기술력이 한국 골퍼들의 즐거운 골프라이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황 대표와의 일문일답.

본인 소개를 해달라. 한국서 태어나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갔다. 미국 대학에서 비즈니스와 일본어를 전공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일본에 계신 영향도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일본 물류회사 영업 분야에서 3~4년 일하고 1999년 캘러웨이골프 일본 초창기 멤버로 입사했다. 올해로 캘러웨이 26년 차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미국 본사에서 일하다 2010년 다시 일본 캘러웨이골프로 복귀해 한국은 물론, 중국, 말레이시아 호주 등 아시아 시장을 담당했다. 2년 뒤인 2012년엔 미국 본사로 가서 부사장을 맡아 다양한 일을 하게 됐고 2024년 5월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대표로 부임하게 됐다.
한국 생활이나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적응에 어려움은 없었나. 미국으로 이민 간 이후 한국에 한 달 이상 머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은 한국어보다 영어, 일본어가 더 편하다. (참고로 인터뷰할 때 제임스 황 대표의 한국어 실력은 완벽에 가까웠다.) 1998년 한국 캘러웨이골프가 지사로 전환됐고 뒤이어 1999년 일본이 지사로 전환됐다. 일본 캘러웨이골프에서 일했지만 코리아가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덕분에 다른 외부에서 온 사람들보다 캘러웨이골프 코리아의 내부를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이후 캘러웨이골프 코리아에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회사가 변화 중이다. 대표가 바뀐 것도 있고. 해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명확하게 짚어가면서 변화를 주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비즈니스 파트너십이 많이 개선됐다고 판단한다. 변화의 핵심은 오픈 커뮤니케이션이다. 대리점에서 제안이 들어올 때 더 빠르게 답변하고 소통하고 조율한다. 내부적으로도 2~3년 전 우리가 정했던 솔루션에 대해 다시 점검하고 있다. 꼭 해야 하는 일은 하지만, 당시 정했던 일이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과거를 답습하기보다는 현재 상황에 맞춰 재평가한다.
미국, 일본 시장에선 캘러웨이골프 드라이버가 강세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 시장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직원들하고 얘기할 때 ‘험블앤드 헝그리’를 많이 얘기한다.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지만 앞으로 발전해갈 수 있는 게 많다. 캘러웨이골프 제품의 기술력만큼은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성장 기회가 많다고 판단한다. 소비자들의 골프 수준에 따른 세부적인 접근과 커뮤니케이션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캘러웨이골프는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쓸 수 있는 다양한 클럽을 만든다.
한국 시장에서 캘러웨이골프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기술력이다. 캘러웨이 골프는 골프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도입한 골프용품 브랜드다. 2024년 Ai 스마트 페이스가 적용된 Ai 스모크를 한국 시장에 선보이며 직접적으로 Ai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사실은 2009년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제품에 적용해 왔고 이는 골프용품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캘러웨이골프가 강조하는 인공지능 기술 혁신의 핵심은. 캘러웨이골프는 인공지능 기반 설계를 중심으로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단순한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골퍼들의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Ai 스마트 페이스’는 수백만 건의 데이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탄도, 스핀, 비거리 성능을 구현한 결과물이다. 또한 신소재 적용, 무게중심 최적화, 샤프트 커스터마이징 등 모든 요소에서 과학적으로 접근해 통해 골퍼의 성능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제품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모델은 무엇이며, 그 특징은 무엇인가. 2025년에 새롭게 선보인 ‘엘리트(Elyte)’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신형 Ai 10x 페이스와 서머포지드 카본(Thermoforged Carbon) 크라운의 결합으로 관성 모멘트를 극대화하고, 최대 8야드의 비거리 증가를 구현했다. 한국 골퍼들이 선호하는 타구감과 퍼포먼스 니즈를 반영한 최첨단 모델로서, 출시 직후부터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 골프 시장의 특징과 글로벌 시장과의 차이점은. 한국은 매우 트렌디하고 디테일에 민감한 시장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며, 피팅, 클럽 성능, 패션까지 통합된 솔루션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과는 또 다른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골퍼들은 숫자에 대단히 강하다. 자신의 클럽스 피드나 볼스피드 등도 잘 알고 있는데, 아마도 이는 스크린골프의 영향일 것 같다. 이러한 숫자들에 강한 골퍼들이기에, 제품의 퍼포먼스 역시 꼼꼼하게 살펴보는 편이다. 제조사들이 소비자들과 열심히 소통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어려운 시장이다.
한국 골퍼들의 선호도에 맞춰 특별히 개발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나. 한국 골퍼들의 클럽 선택 기준은 매우 까다롭다. 퍼포먼스만을 고려하지 않으며, 클럽의 타구음, 디자인, 타구감 등의 다양한 기준을 충족한 클럽만이 한국의 골퍼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 캘러웨이골프 코리아에서는 이러한 한국 골퍼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지난해 ‘K-손맛’을 구현한 아이언인 ‘엑스포지드 스타 플러스(X-Forged Star Plus)’를 선보였다. ‘엑스포지드 스타 플러스’ 아이언은 오직 한국 시장과 한국 골퍼들을 위해 연구, 개발한 끝에 완성한 아이언으로, 한국 골퍼들이 선호하는 얇은 톱라 인과 얇은 솔을 적용하고, 아이언 헤드도 길게 디자인하여 어드레스 시 편안한 자세를 제공한다. 메이저 골프 브랜드 중에 한국형 아이언과 퍼터를 따로 출시하는 것은 캘러웨이골프 뿐이다.

한국 골퍼들을 대상으로 한 캘러웨이골프의 주요 마케팅 전략은. 브랜드 신뢰와 경험 중심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클럽들을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할 기회를 늘려나가기 위해 소비자 접점의 공간에서 시타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엘리트 시리즈 공식 출시에 앞서 ‘캘러웨이 엘리트 모먼츠(Callaway ELYTE Moments)’를 개최했다. 팀캘러웨이 함정우·전가람·배용준·김홍택·황유민·이가영 선수와 고객들을 모시고 차세대 드라이버 ‘엘리트’ 시리즈의 놀라운 성능을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고, 현재는 피팅을 체험할 수 있는 익스피리언스 데이(Experience Day), 시타를 해볼 수 있는 데모 데이(Demo Day)를 전국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새로운 Ai 10x 페이스에 관성 모멘트를 극대화한 신소재 서머포지드 카본 크라운이 결합된 엘리트를 출시했다. 최대 비거리를 8야드 늘려주는 걸로 아는데, 현재 시장 반응이 궁금하다. 엘리트 드라이버는 출시 직후부터 피팅 센터와 리테일 시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캘러웨이 드라이버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에서 ‘10년 연속으로 드라이버 사용률 1위’를 기록할 만큼 많은 선수로부터 신뢰와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팀 캘러웨이 프로인 KLPGA 황유민이 올해 태국에서 열린 TL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당시 엘리트 TD 페어웨이 우드를 사용했다. 선수들 사이에서 엘리트 페어웨이 우드도 평가가 높은 걸로 아는데, 황유민 프로를 비롯해 선수들의 사용 후기를 듣고 싶다. 황유민 프로는 엘리트TD 페어웨이 우드의 안정성과 스핀 컨트롤 성능을 높이 평가하며, 실전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많은 선수들이 비거리와 정교함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제로 토크 퍼터가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출시한 오디세이 Ai-ONE 스퀘어투스퀘어(이하 S2S) 퍼터는 대표적인 제로 토크 퍼터인데, 제품 특징과 시장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다. Ai-ONE S2S 퍼터는 ‘제로 토크’라는 혁신적 개념을 반영한 제품으로, 퍼팅 시의 안정성과 방향성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황유민 선수도 Ai-ONE S2S 퍼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 투어 선수뿐 아니라 아마추어 골퍼 사이에서도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25년형 ERC 소프트 볼도 출시됐다. 용품 시장에서 골프볼 경쟁도 치열한데, 캘러웨이골프의 마케팅 전략은. ERC 소프트 볼은 우수한 비거리와 부드러운 타구감이 강점인 제품이다. 디지털 캠페인, 제품 비교 체험 프로그램, 필드 체험 콘텐츠 등을 통해 경쟁이 치열한 골프볼 시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여성용 풀세트 레바(REVA)도 2025년형이 새롭게 출시 되는 걸로 안다. 2025년 신제품의 특징은. 2025년에 레바 풀세트는 출시하지 않는다. 퍼포먼스를 원하는 여성들을 위한 레바 라이즈(REVA RISE)가 출시될 예정이다.
타사의 여성상품은 가볍고 예쁜 것을 강조한다. 캘러웨이골프 제품은 진지하게 골프를 치는 소비자를 위해 만들었다. 자신의 골프 라이프에서 퍼포먼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생각하는 열정적인 여성 골퍼분들은 레바 라이즈를 경험해보시길 바란다.
캘러웨이 어패럴에서 올해 새로운 컬렉션 AI 라인을 선보였다. 디자인, 기능성 등에서 AI 라인의 특징은. AI 라인은 ‘Advanced Inspiration’이라는 콘셉트하에 설계되었으며,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강화한 컬렉션이다. 뛰어난 스트레치성과 흡습 속건 기능은 물론, AI에서 영감을 받은 디테일과 실루엣이 특징이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단정한 디자인으로 세련된 스타일을 선보여, 필드 안팎에서 클래식한 멋을 연출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골프 산업의 변화와 캘러웨이골프 코리아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코로나19 이후 골프는 더욱 대중화되었고, 신규 유입 골퍼가 크게 증가했다. 그 이후 급격한 침체기가 올 것이라는 예측도 많았지만, 새로 유입된 수요층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진성 골퍼들이 골프 시장의 주류를 이룸에 따라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세분화, 전문화된 제품들이 출시되고 시장은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캘러웨이골프 코리아는 지속적인 소비자 체험형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러한 체험 마케팅을 통해, 열정적인 골퍼들에게는 필드에서의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피팅의 중요성 역시 지속적으로 알려가고자 한다.
캘러웨이골프가 바라보는 한국 골프 시장의 전망은. 한국은 기술에 민감하고 프리미엄 소비 성향이 강한 시장으로, 앞으로도 고급화, 맞춤화, 디지털화를 핵심 키워드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캘러웨이골프 코리아는 이 흐름에 발맞춰 지속적인 제품 혁신과 수준 높은 피팅 서비스 제공을 통해 한국 골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골프 실력은. 평균 정도 되는 실력이다. 미국에선 핸디캡을 최근 20경기에서 베스트 스코어로 삼는다. 그래서 10.5 정도 된다. 한국 핸디캡 기준으론 85~90개 정도다. 라베(라이프타임 베스트)는 74타다. 캘러웨이골프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칼스배드의 아비아라 골프장에서다. 아비아라 골프장은 몇 년 전까지 기아클래식이 열렸던 곳이다. 한국에선 미국보다 더 집중해서 쳐야 한다. 아무래도 산에 만들어진 골프장이 많기 때문이다. 골프장에 가면 카트에 실린 골프백 속에 어떤 브랜드의 채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직업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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