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위 골퍼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한때 세계 톱10을 지배했던 한국 여자 골프는 경쟁국 선수들의 약진, 춘추전국시대 판도와 맞물려 뒷걸음질 쳤다.
22일(한국시간) 발표된 롤렉스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 한국 선수 이름이 톱10에 아무도 오르지 못했다. 4월 3주 차에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세계 톱10이었던 유해란이 9위에서 12위로 3계단 내려갔다. 21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M 이글 LA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에 올랐던 고진영이 11위로 가장 높았고, 지난달 말 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김효주는 13위에 자리했다.
2006년 2월 처음 도입된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가 한 명도 톱10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06년 6월 2주 차 이후 18년10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박세리·김미현 등 LPGA 투어를 지배하던 간판 선수들이 주춤한 사이 한희원이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11위에 올랐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말 그대로 세계 랭킹을 지배했다. 2015년 11월 1주 차에 박인비·유소연 등 한국 선수 6명이 세계 톱10에 올랐고, 2019년 10월 1주 차에는 고진영·박성현·이정은6 등 한국 선수들이 세계 1~3위를 휩쓸었다. 세계 랭킹이 곧 한국 여자 골프 랭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여자 골프 세계 1위를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도 한국이다. 신지애, 박인비, 유소연, 박성현, 고진영 등 5명이 세계 1위를 밟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 일본 등 경쟁국 선수들의 경기력이 올라와 상향 평준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우승이 줄어든 한국 선수들의 순위가 하락했다. 세계 랭킹은 최근 2년간 참가한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매긴다. 4월 3주 차 세계 랭킹 상위 10위엔 미국이 1위 넬리 코르다를 비롯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태국, 뉴질랜드, 중국, 호주, 일본, 잉글랜드 선수가 1명씩 올랐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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