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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뚝뚝 떨어지는데... 저축은행들은 "이자 더 드려요"

1년 만기 예·적금 금리 보니
저축은행 79개사 평균은 3%
최고 年 20% 주는 상품까지
예테크족 잡기 수신경쟁 후끈

  • 김혜란/한상헌
  • 기사입력:2025.07.20 16:02:13
  • 최종수정:2025.07.20 1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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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테크(예금+재테크)족'을 붙잡기 위한 저축은행들의 수신경쟁에 불이 붙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낮춰 2.5%로 인하하자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줄줄이 낮아지고 있으나, 저축은행 업계에선 오히려 정기예금 금리가 반등하며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들이 고금리를 내세우며 고객 유치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다.

최근 매일경제가 전국 은행에서 판매 중인 38개 정기예금(1년 만기) 평균 금리를 조사해보니 연 2.57%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00%로, 6월 초보다 0.03%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시중은행 금리가 낮아지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되레 고금리를 유지하거나 올리고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수신 금리를 높이는 것은 고객 이탈을 막아 수신 잔액을 방어하고, 대출 여력 확보 등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수신 잔액은 지난 4월 기준 98조3941억원으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수신 확보가 곧 유동성 유지와 직결되다 보니 저축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금리 경쟁은 단순히 이자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자녀 가정 우대, 생활 밀착형 상품, MZ세대를 겨냥한 초단기 적금 등 소비자 눈길을 끌 수 있는 특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특판 금리에 맞춤형 혜택을 결합해 금리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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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저축은행은 'WELCOME 아이사랑 정기적금'을 통해 다자녀 가정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기본금리 1.0%에 자녀 수에 따라 최대 7%포인트, 입출금통장 납입 시 추가 2%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10%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만 10세 이하 자녀만 가입 가능했던 기존과 달리 대상 범위를 만 16세 이하로 넓혀 부모와 자녀 모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모아저축은행도 '모아 다자녀 적금'을 운영 중이다.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연 4.5% 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가입 기간은 1년으로, 자녀 모두가 19세 이하 미성년자여야 한다. 월 최대 1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SBI저축은행은 MZ세대를 겨냥해 지난달 '사이다뱅크 커피적금'을 출시했다. 월 10만원씩 6개월간 납입하면 기본금리 연 2%에 메가커피 쿠폰 12장을 추가로 제공해 사실상 연 15%에 달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 상품은 7~9월 매월 1만 명 한정 판매되며, 7월 판매분은 하루 만에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OK저축은행의 'OK읏수저적금'도 눈길을 끈다. 30일간 매일 5000원 또는 1만원씩 납입하면 기본금리 4%에 우대금리 최대 15.25%포인트, 마케팅 동의 시 1%포인트를 추가해 최고 연 20.25%까지 금리가 올라간다.

안정적인 고금리 정기예금으로 승부를 거는 저축은행도 있다. 청주저축은행과 조은저축은행은 '정기예금' 상품으로 최대 연 3.4% 금리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뒤를 이어 HB저축은행('e-정기예금'·'스마트정기예금'), JT저축은행('e-정기예금'·'회전정기예금'), 다올저축은행('Fi 리볼빙 정기예금'), 머스트삼일저축은행('e-정기예금'·'비대면정기예금'), 바로저축은행('SB톡톡 정기예금'·'스마트정기예금'), 참저축은행('비대면정기예금'·'e-정기예금') 등이 나란히 연 3.26% 금리를 유지하며 고금리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고금리 파킹통장도 주목할 만하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최대 연 3.0% 금리를 주는 '3000플러스통장'을 출시했다. 3000만원 이하 잔액에는 연 3.0%, 3000만원 초과~1억원 이하에는 연 2.5%, 1억원 초과분에는 연 1.0%를 적용한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도 자유 입출금이 가능한 데다 세전 연 2.0%(1억원 한도)를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자는 매월 지급되며 출금·이체 등 기본 서비스도 모두 무료다.

저축은행들은 이벤트성 고금리 특판 상품도 비정기적으로 선보이며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소속 프로골퍼 이동은 선수의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기념해 기본금리 연 2.85%에 우승 기념 우대금리 1%포인트를 더한 자유적금을 한도 300억원까지 한정 판매했는데, 조기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혜란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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