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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뚝이나 허리도 잡았다” 경남서 갑질 피해 ‘폭로’… 피해자는 우울증까지

  • 권민선
  • 기사입력:2025.04.30 14:03:38
  • 최종수정:2025.04.30 14: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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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청. [사진 = 연합뉴스]
경남 고성군청. [사진 = 연합뉴스]

경남 고성군 한 지역 인사가 공무원들에게 과도한 개인 업무를 요구하거나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노조가 실태조사에 나섰다.

29일 공무원노조 고성군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군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역 인사 A씨에 대한 괴롭힘 등 피해 사례를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26명의 공무원이 A 씨가 개인 심부름을 시킨다거나 과도한 업무를 요구하는 등 피해 사례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지역 인사로 알려진 A 씨는 지역 내 관변 단체장도 여러 개 맡고 있다.

피해 공무원들은 A 씨가 퇴근 시간 이후에도 관변 단체 관련 업무를 요구하거나, A 씨 개인 농가에서 농작물을 정리하게 했다고 설문 내용에 적었다.

A 씨가 시킨 것을 하지 않으면 업무와 근태를 문제 삼아 군수나 감사실에 민원을 넣겠다는 식으로 협박도 했다고 전했다.

또 여성 공무원 팔뚝이나 허리를 잡는 등 스킨십으로 성추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면사무소를 본인 집무실처럼 쓰거나, 본인이 원하는 금액만큼 세금이 나오게 하라는 둥 업무 분장 외의 일도 시켰다는 진술도 있었다.

이 같은 일에 지친 한 직원은 A 씨를 상대하면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기도 했다.

노조는 A 씨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고발 등 조처도 검토 중이다.

김상민 공무원노조 고성군지부장은 “직원들이 그동안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참았던 것을 A씨는 자신의 권력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며 “다음 달 있을 전체 직원조회 때 A 씨를 불러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직원들 고통이 크고 피해 사례도 많은 만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그동안 직원들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 먹을 것도 사주며 원만히 지냈고 업무를 부탁한 건 고성군 업무 및 행사와 관련된 것으로 개인적 용무가 아니었다”며 “억울한 게 많지만 잘못했다고 하는 부분은 사과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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