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성격이 예민해 실수할까 봐 불안해하는 강박이 심했는데, 그 자체가 잘못된 인지의 결과라는 점을 짚어줘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지난 7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법조인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이모셔너그라피와 함께 진행한 '법조인의 멘탈 케어:나를 지키는 감정 관리 비법' 온라인 강연에는 300여 명에 달하는 변호사들이 참여했다. 해당 강연은 의뢰인들을 위해 매일 과도한 업무와 성과 압박에 시달리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을 돌보는 방법은 몰라 정신적 스트레스에 무방비로 노출된 변호사들을 위해 준비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변호사들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정에서 의뢰인을 대리해 첨예한 법적 공방을 대신 수행하는 변호사 대다수는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모셔너그라피가 강연 전날인 지난 6일 변호사 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2명(40%)이 정신적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업무 책임감 및 성과 압박'을 꼽았다. 이어 13명(24%)은 '의뢰인과의 관계', 9명(16%)은 '개인 생활과 업무의 불균형', 7명(13%)은 '과도한 업무량', 4명(7%)은 '동료·상사와의 대인관계'를 지목했다.
'억대 연봉'으로 불리는 국내 변호사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법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 심화'가 꼽힌다. 2009년 로스쿨 도입 이후 정원이 2000명으로 크게 늘면서 매년 법률 시장에 나오는 신규 변호사 수도 2배 이상 늘어 17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 1712명이었던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2023년 1725명을 거쳐 지난해 1745명까지 늘었다.
그러나 체계적 지원을 제공하는 미국·영국·호주 등 해외와 달리 국내에는 변호사를 위한 정신건강 관리 지원 프로그램이 전무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현재 변호사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운영 중인 프로그램은 없다"고 밝혔다. 허정윤 이모셔너그라피 대표는 "변협 차원의 공식 지원 프로그램 수립과 국내 법조인 정신건강 현황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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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법조인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이모셔너그라피와 함께 진행한 '법조인의 멘탈 케어:나를 지키는 감정 관리 비법' 온라인 강연에는 300여 명에 달하는 변호사들이 참여했다. 해당 강연은 의뢰인들을 위해 매일 과도한 업무와 성과 압박에 시달리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을 돌보는 방법은 몰라 정신적 스트레스에 무방비로 노출된 변호사들을 위해 준비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변호사들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정에서 의뢰인을 대리해 첨예한 법적 공방을 대신 수행하는 변호사 대다수는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모셔너그라피가 강연 전날인 지난 6일 변호사 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2명(40%)이 정신적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업무 책임감 및 성과 압박'을 꼽았다. 이어 13명(24%)은 '의뢰인과의 관계', 9명(16%)은 '개인 생활과 업무의 불균형', 7명(13%)은 '과도한 업무량', 4명(7%)은 '동료·상사와의 대인관계'를 지목했다.
'억대 연봉'으로 불리는 국내 변호사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법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 심화'가 꼽힌다. 2009년 로스쿨 도입 이후 정원이 2000명으로 크게 늘면서 매년 법률 시장에 나오는 신규 변호사 수도 2배 이상 늘어 17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 1712명이었던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2023년 1725명을 거쳐 지난해 1745명까지 늘었다.
그러나 체계적 지원을 제공하는 미국·영국·호주 등 해외와 달리 국내에는 변호사를 위한 정신건강 관리 지원 프로그램이 전무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현재 변호사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운영 중인 프로그램은 없다"고 밝혔다. 허정윤 이모셔너그라피 대표는 "변협 차원의 공식 지원 프로그램 수립과 국내 법조인 정신건강 현황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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