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0%→80% 상향 검토
부자감세 정상화 명분 추진
강남 보유세 40~60% 오를듯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7/21/news-p.v1.20250721.13b2be23c76c45c3960c4b8e19f3f086_P2.jpg)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부자 감세’ 정책을 정상화하고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증세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면서 불안감이 퍼지는 모습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주택·토지 등의 공시가격에 곱해 실제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계수다. 따라서 이 비율이 상승하면 종부세가 올라가는 효과로 이어진다. 특히 올해 서울 강남3구 등 인기 지역 집값이 급등하면서 내년 공시가격도 함께 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올라간다면 부담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21일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실시한 세금 모의계산 결과에 따르면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함께 올라갈 경우 강남3구 등 아파트 보유세가 50%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약 27억7400만원이다. 1주택자를 기준으로 현행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재산세에 45%, 종부세에 60%가 적용되며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주택 소유주의 올해 보유세(재산세+종부세)는 1274만원이다.
내년 공시가격 상승률이 올해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동결되면 내년 보유세는 1572만원으로 298만원(23.4%) 오를 예정이다. 하지만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상향 조정될 경우에는 1842만원까지 올해보다 568만원(44.6%) 급증한다.
![반포자이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7/21/news-p.v1.20250721.7488fa506300469392fe3682f5938bb1_P2.jpg)
래미안대치팰리스, 아크로리버파크, 잠실주공5단지 등 다른 강남권 단지도 상황이 비슷하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 84㎡)의 보유세는 올해 1949만원에서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승 시 내년 2835만원으로 886만원 뛸 것으로 예상됐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전용 112㎡)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증가분만 1000만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올해 2841만원 수준인 보유세가 내년에는 4157만원으로 1316만원(46.3%)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법령상 60~100% 범위에서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80%에서 95%까지 올랐다가 2022년 윤석열 정부에서 60%로 내린 후 지금까지 유지됐다. 윤석열 정부는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60%에서 45%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부터 올려 세수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을 이달 말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포함하는 방안과, 내년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 시행령 개정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르면 종부세 세수는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7조2700억원에 달했던 주택분 종부세액은 2023년 4조4630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엔 1조6000억원으로 2020년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고가 주택이 집중된 강남권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자산 가격이 다시 오른 상황이라 종부세 공정시장가액까지 오르면 보유세가 상당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충격이 큰 변화인 만큼 정부가 점진적인 가액비율 인상을 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우 전문위원은 “집값 상승기에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한 번에 20%포인트 올리면 충격이 심하고, 재산세 공정시장가액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질 수 있다”며 “정부가 부동산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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