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1분기(1~3월)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 계약 총 23만3958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15만1095건으로 전체의 64.6%를 차지했다. 이는 대법원에 확정일자 정보가 취합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작년 1분기(10만2292건)와 비교하면 5만건 가까이 월세 계약이 늘었다. 같은 기간 월세 계약 비중도 55.6%에서 급상승했다.
서울 주택의 '월세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서울 주택의 월세 계약 비중은 지난해 2분기 58.9%에서 3분기 60.3%, 4분기 61.2%로 증가세를 보인 뒤 올해 1분기 6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비중이 커졌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연평균 40%대 수준이던 월세 비중은 역전세난과 전세사기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2022년과 2023년에 50%대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평균 60%를 넘겼다.
주택 유형으로 보면 다세대 등 '빌라'로 대표되는 비아파트 월세 비율이 아파트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연립·다세대) 시장에 전세 기피 현상이 생긴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전셋값 상승세와 시중 금리 하락도 월세 비중 증가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 인하와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있는 점, 금융권의 전세대출 강화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서울 월세화 현상과 월세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에도 100만원을 훌쩍 넘는 월세 거래가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리얼투데이가 이날 기준으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임대 계약 6만5843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2만7625건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1분기 42.1%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자민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공급 부족 우려가 부각되며 최근 1년 이상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주택 매수 의사가 있는 젊은 층의 경우 기회비용 측면에서 전세를 꺼리는 경향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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