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대·순천대 통합 대학에 의대 유치 기대
지역 균형 고려한 ‘2캠퍼스 체제’ 추진 중
의대 유치 위해 단일 캠퍼스로 통합 하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전남 지역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공식 공약하면서,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통합 이후 추진 중인 ‘2캠퍼스 체제’가 자칫 국립 의대 설립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4일 호남권 공약을 발표하며 “의대가 없는 유일한 광역지자체인 전남과, 서남대 폐교로 의대가 사라진 전북에 각각 국립 의대를 설립해 지역 의료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전남 국립 의대 문제는 작년에 하나의 대학을 정했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빠르게 하나로 결정해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일화된 통합 대학을 중심으로 의대 신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정치적 요구를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라남도와 목포대, 순천대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히며, 지난해 11월 체결한 통합 기본 합의에 따라 통합 대학을 기반으로 국립 의대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두 대학은 단독으로는 정부의 의대 신설 심사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통합을 통해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국립대학을 출범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통합 대학의 운영 구상이다. 전남도와 양 대학은 현재 목포대(서부권)와 순천대(동부권) 양쪽에 캠퍼스와 대학병원을 두는 ‘2캠퍼스 체제’를 구상 중이다.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한 계획이지만, 교육부와 정치권은 효율성, 교육 품질, 재정 운용 등을 이유로 단일 캠퍼스 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 의과대학은 막대한 예산과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학생과 교수진, 병원 시설이 분산될 경우 교육과 연구, 진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공약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하나의 국립 의대’를 빠르고 강하게 육성해야 하는 만큼, 복수 캠퍼스 운영은 추진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정부 차원의 대학 신설이나 대규모 투자는 대부분 단일 본원 체제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도 이러한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의대 유치를 위해 통합은 필요하지만, 교육 품질과 정책 방향을 고려하면 단일 캠퍼스 중심 운영이 더 현실적일 것”이라며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하되, 의대는 한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통합 대학을 통한 국립 의대 설립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정부 정책 방향과 지역 현실을 모두 고려해 구체적인 캠퍼스 배치와 운영 방안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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