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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 글로벌 빅파마와 ‘오토인젝터’ 연구 논의…추가 계약 내달 분수령[바이오UP&DOWN]

주 1회 주사기에서 월 1회 버튼으로 ‘루프원’ 상용화로 장기지속형 상업화

  • 왕해나
  • 기사입력:2025.11.13 11:02:37
  • 최종수정:2025-11-13 14: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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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회 주사기에서 월 1회 버튼으로
‘루프원’ 상용화로 장기지속형 상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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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이 상업화에 성공한 전립선암·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 사진=펩트론
펩트론이 상업화에 성공한 전립선암·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 사진=펩트론

펩트론이 글로벌 빅파마와 논의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공동연구에 ‘오토인젝터(자동주사기)’ 기술 개발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연구로, 자사의 장기지속 플랫폼 ‘스마트데포’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이 글로벌 빅파마와 추진하는 공동연구 범위 내에는 오토인젝터가 포함돼 있다. 오토인젝터는 약물이 자동으로 주입되는 일체형 장치로, 주사 바늘이 보이지 않아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복약 순응도를 높인다.

현재 비만·당뇨 치료제는 주 1회 주사기를 복부에 찔러야 하지만, 펩트론의 오토인젝터와 스마트데포를 적용하면 한 달에 한 번 버튼을 한 번 ‘딸깍’ 누르는 것만으로 투약이 가능한 제형으로 발전할 수 있다.

펩트론 관계자는 “오토인젝션 연구를 포함해 협력을 진행 중”이라며 “임상 단계에서는 프리필드 시린지(PFS) 형태로만 사용되지만, 상업화 단계에서는 오토인젝터를 결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펩트론은 신공장 내 오토인젝터 관련 설비 구축도 검토 중이다. 펩트론은 충북 청주시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오송바이오파크 유휴 부지 약 5000평 에 ‘펩타이드 기반 약효지속성 의약품’ 생산을 위한 신공장을 건립 중이다. 펩트론 관계자는 “아직은 연구 단계로 전임상이나 특허 등록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면서도 “향후 상업화 단계에서 완제품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기술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펩트론은 일라이릴리와 장기지속형 펩타이드 주사제 개발을 위한 기술성 평가 계약을 체결하고 약 14개월간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장기지속형 제형은 약물을 체내에 서서히 방출해 한 번의 주사로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약효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기존 주사제가 매주 혹은 격주로 반복 투약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면, 이 기술은 투여 횟수를 크게 줄여 환자 편의성과 치료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 평가 대상은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기반 약물 중 일부로, 펩트론의 플랫폼 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평가 종료 시점은 12월 전후로 예상된다.

앞서 릴리가 6월 스웨덴 카무루스와 1조2000억원 규모의 약물전달 플랫폼 ‘플루이드 크리스탈’ 계약을 체결하면서 일각에서는 펩트론 협력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펩트론은 “카무루스 적용 약물과 펩트론 기술이 적용되는 약물은 일치하지 않는다”며 “릴리와의 기술성 평가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펩트론은 전립선암·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 자체 비만·당뇨 치료제 ‘PT403’ 등 자체 파이프라인의 생산 역량 확대와 함께 신공장에 오토인젝터 패키징 설비를 포함해 향후 상업화에 대비하고 있다. 루프원은 LG화학과 공동으로 상용화한 1개월 지속형 주사제로, 펩트론의 스마트데포 기술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된 첫 사례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펩트론이 주 1회 제형을 월 1회 제형으로 전환한 루프원 승인을 통해 기술력을 임상이 아닌 상업화를 통해 검증했고, 향후 이 기술은 비만치료제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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