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즌 67위, 16살 이후 최악 성적,
한국 음식 당구 생활에 만족
‘레전드’ 다니엘 산체스는 23/24시즌 개막전(블루원리조트배)부터 PBA에 합류했다. 첫 시즌 적응과정을 거친 그는 두 번째 시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두 차례 결승에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리고 시즌 세 번째 결승 진출인 7차전(하이원배)에서 마민껌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시상식을 마친 산체스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산체스의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다.
▲올시즌 세 번째 결승 진출 끝에 정상에 올랐다.
=두 차례 준우승 끝에 우승해서 기쁘다. PBA 데뷔 시즌에는 ‘우승하는 게 힘들 것이다’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PBA의 강한 선수들 사이에서 2년 동안 적응을 잘해 큰 무대에서 우승해 기쁘다. 지금은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PBA에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나.
=초창기에는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23/24시즌은 상금랭킹 67위로 마무리했는데, 16살 이후 처음 받는 최악의 성적이었다. 그래도 두 번째 시즌부터 점차 익숙해졌고 3차투어(에스와이배)에서 우승했다. 그 이후로는 ‘테이블에만 적응하면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강동궁 조재호 마르티네스 김영원 등 PBA 선수들이 테이블에 적응만 한다면 언제든 우승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투어 16강전에서 강동궁(SK렌터카) 선수와 혈투 끝에 승리했다.
=16강전은 운이 좋았다. 3세트에서 강동궁 선수가 매치포인트를 놓쳐 기회를 잡아 이길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운과 여러 요소로 결승에 올라 우승했지만 다음 투어에서는 128강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
▲운으로만 치부하기엔 이번 시즌 결승에만 세 번 진출하며 뛰어난 성적을 남겼는데.
=물론 승리에 운은 전부가 아니고 경기를 풀어나갈 실력이 있어야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우승을 바라지만 한 번의 실수로 대회 결과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어느덧 한국에서 3년 차인데 한국 생활에 완벽히 적응했는지.
=100% 적응한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의 음식, 당구, 삶까지 만족스럽고 잘 적응했다. 다만 PBA 시스템에 더 적응한다면 앞으로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어떤 부분에서 적응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지.
=내가 UMB(세계캐롬연맹)에서 활동할 때는 뱅크샷을 치지 않았다. 하지만 PBA에서 뱅크샷은 정말 중요한 요소다. 이번 시즌 내 뱅크샷 비율이 18%밖에 되질 않는데, PBA 전체 중 하위권일 것이다. 만약 뱅크샷에 더 적응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나는 배움에 있어서는 젊은 나이라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산체스 선수가 치른 4번의 결승전에서 5세트는 모두 패배했다. 이번 대회도 같은 상황이었는데 초조하지 않았는지.
=사실 그러한 기록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세트에서 이기고 지는거에 대해 연연하지 않고 집중하려고 한다. 다만 매치포인트에 들어서면 더 많이 긴장한다.
▲PBA에서 이루고 싶은 기록이 있다면.
=UMB에선 대회 그랜드 애버리지 신기록을 세웠지만 지금은 하이런, 애버리지 같은 기록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기록보다는 승리와 승리하는 과정, 내용에 더 신경쓰고 있다.
▲준결승을 풀세트로 치르고, 결승전을 치렀다. 쉬는 시간이 적었던 만큼 지치지 않았나.
=문제없다. PBA 결승전은 하루에 2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거기에 맞게 200점에서 250점까지 점수를 내는 연습을 한다. 오히려 체력적인 요소보다 준결승전에서 풀세트 경기를 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었다. 평소 연습량에 비해 오늘은 경기 시간만 보면 적었기에 힘들지 않았다. [정선=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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