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BA 초반 4회 우승한 ‘극강’,
입스와 손목부상 이겨내는 중
11일 새벽에 끝난 25/26시즌 7차투어 하이원배 LPBA챔피언십 결승에서 이미래(하이원)가 이우경(에스와이)을 꺾고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LPBA 원년멤버로서 초창기 두 시즌 동안 통산 4회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미래는 20/21시즌 3차전(NH농협카드배)을 시작으로 3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바야흐로 ‘이미래 전성시대’가 열리는 듯 싶었다. 하지만 그 이후 우승과 연이 닿지 않으며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 빠졌다. 오랜 슬럼프와 부상, 심리적 부담을 딛고 1234일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결승전이 끝난 뒤에도 연신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벅찬 소감을 밝힌 이미래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정상에 올랐다.
=1234일 만에 결승전에 올랐고 다섯 번째 우승이라 기분이 좋다. 마지막 우승(20/21시즌 5차전 웰컴저축은행배) 이후 금방 정상에 오를 줄 알았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나중에는 ‘우승을 다시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는데,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
▲이번 대회에 자신감이 있었나.
=경기보다는 준비과정에 대한 자신이 있다. 하지만 과거 아픔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잘 이겨낸 것 같다. (이번 우승 경험으로) 앞으로는 자신 있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내줬는데.
=1세트를 이겼을 때도, 2세트를 졌을 때도 ‘0:0이다’라는 생각이었고 매 세트 승패가 갈리긴 했지만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내 것만 계속하면 이길 수 있으니 기회를 잡자’는 생각이었다.
▲심적인 부담을 많이 겪었다고 했는데, 혹시 입스를 겪었나.
=그렇다. 사실 아직도 겪고 있으며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중이라 이번 우승이 더욱 뜻깊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고 더 노력해 입스를 이겨내겠다.
▲과거 고생했던 손목 부상 상태는 지금 어떤가.
=당구칠 때 손목을 많이 사용하다 보면 통증이 있지만 괜찮다. 운동도 하고 당구에 필요한 근력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도수치료라고 보면 되는데 한체대 선배에게 메디컬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체력도 좋아져서 오늘 풀세트를 치렀지만 지금도 바로 경기할 수 있다.
▲이번 대회 가장 큰 고비를 꼽자면.
=정수빈(NH농협카드) 선수와의 8강전이다. (이미래는 0:2로 밀리다 막판 뒷심을 발휘해 3:2로 역전승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물로 받은 책을 읽었는데 심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덕분에 8강전이나 결승전에서 ‘내 것만 하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다.
▲이번 대회 모든 경기에서 애버리지 1점대를 넘었다.
=우승이란 결과는 좋지만 매 경기마다 기본기 실수가 있어서 100% 만족하지는 않는다.
▲멘털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정신적으로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하나.
=마지막 결승 진출 이후 1234일 동안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이 노력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은 다했지만 정말 쉽지가 않다. 운동선수로 겪는 정신적인 고통은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 현재까지는 20% 정도 발전한 것 같다.
▲소속팀인 하이원에서 개최한 대회라서 부담은 없었는지.
=전에 우승을 많이 했던 때라면 ‘타이틀 스폰서 투어에서 더 잘해야 한다’라는 부담이 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부담보다 두려움이 컸다. 물론 타이틀 스폰서 투어라서 우승하고 싶은 생각은 컸지만,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우승을 확정했을 때 심정은.
=마지막 우승 이후 1~2년쯤에는 ‘다시 우승하면 벅찰 것 같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우승해도 과연 기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막상 우승하고 주위를 돌아보니 응원해주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감사하고 벅찼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자신감이 생겼는지.
=계속 잘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제껏 그랬듯이, 계속 노력해야 하고 더 발전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진입하고 싶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한계를 넘어서야 가능할 것 같다. 그래도 이번 우승이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정선=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