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태계 확장 명분 스타트업에 전방위 투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엔비디아]](https://wimg.mk.co.kr/news/cms/202510/13/news-p.v1.20251013.8071b321290d49348bcd027365d9fccb_P1.png)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시대 이후 급증한 자금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GPU 기반 생태계를 넓히는 동시에, 기술력 있는 신생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미래 핵심 기술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12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50건의 벤처 투자에 참여해 지난해 48건을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엔비디아의 공식 벤처캐피털(VC) 펀드인 엔벤처스 또한 투자 속도를 높여 2022년 1건에서 올해 21건으로 급증했다.
엔비디아는 투자 목적을 ‘게임 체인저이자 시장 창출형 스타트업 지원’으로 정의한다. 즉 자사 GPU를 사용하는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미래 수요를 장기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피치북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엔비디아가 참여한 1억달러(약 1360억원) 이상 투자 라운드에는 오픈AI, 일론 머스크의 xAI, 프랑스의 미스트랄AI, 로보틱스 기업 피규어AI,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 등 굵직한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가장 큰 규모의 딜은 지난해 10월 오픈AI가 1570억달러 가치로 66억달러를 조달한 라운드다. 엔비디아는 당시 1억달러를 투자하며 첫 공식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올해 9월에는 오픈AI에 최대 1000억달러를 장기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전략적 파트너십 수준으로 관계를 강화했다.
xAI에도 60억달러 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향후 xAI의 200억달러 규모 추가 자금 조달 때 20억달러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xAI의 엔비디아 GPU 구매를 전제로 한 ‘상호 거래형 투자’로 분석된다.
핵융합 에너지 스타트업에도 눈길을 돌렸다. 올해 8월 구글,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와 함께 커먼웰스퓨전에 8억6300만달러를 투자했다.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한 장기 투자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영국의 웨이브(10억5000만달러)와 트럭용 자율주행 스타트업 와비(2억달러),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피규어AI(10억달러)와 브라이트머신즈(1억2600만달러)에 각각 투자했다.
이 외에도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 엔터프라이즈용 대형언어모델 기업 코히어, 코딩 보조 AI인 풀사이드, AI 클라우드 업체 람다, GPU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 등에도 잇따라 투자했다.
엔비디아의 공격적 투자 행보는 단순한 벤처캐피털 활동을 넘어 산업 생태계 통제 전략으로 평가된다.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GPU를 중심으로 한 기술 표준과 수요망을 선점하는 동시에, AI 모델·로봇·데이터센터·에너지까지 포괄하는 ‘AI 제국’ 구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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