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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연구·임상·상업화 한자리"…시흥에 바이오 신약 슈퍼단지 착공

시흥 배곧신도시에 2조2000억 투자
국내외 신약개발 R&D 중심 거점으로
연내 인허가 마무리…2년내 완공 목표

  • 기사입력:2025.07.22 16:12:01
  • 최종수정:2025.07.22 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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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충정로 종근당 본사 야경.
서울 충정로 종근당 본사 야경.
종근당이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약 7만9791㎡(약 2만4000평) 규모 용지를 확보하고 총 2조2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복합 연구개발(R&D) 단지를 조성한다.

이번 단지는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닌 후보물질 발굴부터 비임상·임상,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신약 개발의 전주기를 통합한 R&D 중심 거점으로, 종근당이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와 연구개발 중심 체제 전환을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종근당은 올해 안으로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연내 착공에 들어가 2년 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종근당은 매출 대비 10% 이상을 꾸준히 R&D에 투자해 2023년 1513억원, 2024년 157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하는 등 연구개발 중심 경영기조를 강화해왔다.

이러한 투자는 항암·면역·희귀질환 등 고난도 영역을 중심으로 한 파이프라인 확충으로 이어지고 있다.

종근당이 개발 중인 주요 신약 후보로는 c-MET 표적 ADC 항암제인 'CKD-703'이 있으며, 이 후보물질은 네덜란드 시나픽스에서 기술을 도입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링커 안정성 향상과 선택적 약물 전달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종근당은 현재 CKD-703의 국내 임상 1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향후 글로벌 임상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EGFR과 c-MET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항암제 'CKD-702'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면역항암제 후보인 'CKD-512'는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A2A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종양 미세환경을 개선하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해당 약물은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에 진입한 상태이며, 미국과 대만 등지에서의 확장도 계획 중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은 부작용을 줄인 2세대 CETP 억제제로,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에 효과가 기대되는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 영국과 미국에서 초기 임상이 진행 중이다.

또 남성형 탈모를 대상으로 하는 주사형 치료제 'CKD-843'은 국내 임상 3상 단계로 진입해 있으며 종근당은 2027년 임상 완료,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종근당은 연구단지에 국내외 바이오 스타트업, 대학, 병원 등과의 협업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 외부에서 발굴한 유망 후보물질을 자사 플랫폼에서 빠르게 개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인근에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서울대병원 시흥MP(Medical Platform) 등 연구기관과 병원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산학연 협력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은 이미 서울성모병원 및 이엔셀과의 협업, 앱클론 지분 투자 등 외부 기술과의 연계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위탁개발생산(CDMO)과 병원 연구소 간 연계 모델도 실험 중이다.

한편 종근당은 미국 보스턴에도 현지 법인 'CKD USA'를 설립하고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와의 연결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보스턴 바이오허브 중심인 랩센트럴(LabCentral)과 협력해 'CKD Pharm Golden Ticket' 프로그램을 주최하고, 40개 이상의 미국 현지 스타트업을 심사한 끝에 RNA 기반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InnDura Therapeutics'를 선정해 입주와 함께 연구비 등을 지원한 바 있다. 랩센트럴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초기 기술 스타트업 간의 교류를 촉진하는 인큐베이터로, 종근당은 이를 통해 혁신 기술의 조기 발굴과 글로벌 파트너링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종근당은 이번 연구개발 단지를 계기로 R&D 인프라의 구조적 확장을 꾀함과 동시에 신약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문화 강화와 글로벌 인재 유치를 병행할 예정이다. 또 향후 기술수출과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 확대를 통해 연구 성과 가시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세포·유전자치료제, ADC 항암제 등 신규 모달리티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시흥 배곧에 조성 중인 바이오의약품 복합 R&D단지는 종근당의 차세대 신약개발거점이자 산학연 협력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흥시 역시 이번 프로젝트가 지역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일자리 창출, 연구기관 연계 효과를 동반한 민관 상생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훈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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