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플랫폼 ‘인테그럴 헬스’ 설립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33)가 미국에서 정신건강 스타트업 ‘인테그럴 헬스(Integral Health)’를 공동 창업한 배경이 처음 공개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 씨는 최근 미국 지역지와의 인터뷰에서 “위기에 빠지기 전, 누구나 제때 도움을 받게 하고 싶었다”는 창업 철학을 밝혔다. 해군 복무 시절 경험한 정신적 충격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최 씨는 10여 년 전 대한민국 해군에 자원입대한 이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삶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지만, 복무 중 일부 동료가 정신적 불안정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모습을 겪으며 깊은 문제의식을 느꼈다.
이후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군 제대 후 그는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창업 준비를 위해 2022년 퇴사했다. 이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예일대 의대 출신 정신의학자 등과 함께 인테그럴 헬스를 공동 설립했다.
이 스타트업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기술을 활용해 정신건강 관련 서비스를 보다 손쉽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 격차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플랫폼에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를 연계하는 AI 케어 코디네이터 ‘나이팅게일(Nightingale)’이 탑재돼 있다.
최 씨는 “미국 내 절반 이상의 행동건강(정신질환·중독 등) 환자들이 정신과 전문의를 접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1차 진료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테그럴 헬스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 건강 통합관리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창업 이전에도 최 씨는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활동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저소득층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봉사 비영리단체(NGO) ‘스마트(SMART)’에서 활동했고, ADHD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원격의료 스타트업 ‘던(Done.)’의 전략 자문도 맡은 바 있다.
올해 초 인테그럴 헬스는 사업 거점을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부 뉴욕 브루클린으로 옮기고 본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4월에는 300만달러(약 4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뉴욕 버펄로 지역의 비영리 건강보험회사(HMO) ‘인디펜던트 헬스’ 및 독립 의료기관 네트워크 ‘카톨릭 메디컬 파트너스(CMP)’를 기업 고객으로 확보했다.
또 뉴욕주 버펄로 엘름우드 애비뉴에는 지사도 설립하고, 대형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43노스(43North)’와 비영리 창업자 지원기관 ‘엔데버(Endeavor)’와도 협업하고 있다.
현재 인테그럴 헬스에는 브루클린과 버펄로 지사를 합쳐 약 3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추가 채용도 계획 중이다.
최 씨는 “여기까지 오는 데 긴 여정이 걸렸다”며 “나는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역 사회와 더욱 밀접히 소통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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