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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떼 먹이주다 어린이 집단설사...원인은 ‘이것’

동물농장 체험 주의하세요 ‘크립토스포리디움’ 감염 분변-구강으로 기생충 침투 동물 직접 접촉 삼가고 농장선 음식물 섭취 금해야

  • 심희진
  • 기사입력:2025.05.05 16:47:34
  • 최종수정:2025.05.05 16: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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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체험 주의하세요
‘크립토스포리디움’ 감염
분변-구강으로 기생충 침투
동물 직접 접촉 삼가고
농장선 음식물 섭취 금해야
‘동물 먹이주기’라는 명령어로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동물 먹이주기’라는 명령어로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어린이날과 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를 데리고 체험활동을 떠나는 부모들이 많다. 새 모이주기, 코끼리 코 쓰다듬기, 말 타기 등이 대표적이다.

동물과 교감하는 활동은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자칫 감염 우려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손 씻기’다. 위생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집단 감염병에 걸릴 수 있다.

5일 영국 웨일스 보건당국(Public Health Wales)에 따르면 베일 오브 글러모건 주 카우브리지에 위치한 한 농장에서 수십명의 아이들이 ‘크립토스포리디움’에 집단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곳 농장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송아지와 새끼 양 먹이주기 체험, 안기 체험 등을 진행해왔다. 현재 해당 농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체험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먹이주기 체험을 4살 마이클 카펜터는 3일 후부터 물 설사와 발열 증상을 보였다. 8살인 알바는 농장 방문 후 닷새 째부터 복통, 설사, 구토 증상을 보였다. 두 아이 모두 크립토스포리디움증 진단을 받았다.

현지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초 보고 후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 현재 총 47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잠복기간을 고려할 때 앞으로 몇주간은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배변 한번에 1억개 균 배출
사람-사람 간 감염도 주의해야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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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스포리디움증은 크립토스포리디움라는 기생충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감염된 분변에 있는 크립토스포리디움의 난포낭을 통해 전파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은 한 번의 배변으로 최대 1억개의 균을 배출할 수 있다. 이중 단 10개만 섭취해도 전염될 수 있다. 염소 소독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고 수영장, 자연 수역, 수돗물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

감염될 경우 수양성 설사, 복통, 탈수, 메스꺼움,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감염 후 2~10일 사이에 시작되며, 건강한 사람의 경우 1~2주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증상이 길어지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가장 흔한 감염 경로는 감염된 동물 또는 사람의 분변을 접촉한 후 오염된 손으로 음식 먹을 때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도 감염된 동물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체험 농장에서 동물과 직접 접촉하거나 동물의 분변이 묻은 표면을 만진 후 손을 씻지 않고 입을 만질 경우 충분히 감염될 수 있다.

크립토스포리디움증은 사람 간 접촉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이의 기저귀를 교체한 후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음식을 조리하거나 입을 만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유치원이나 요양시설 등 밀집 환경에서 위생 관리가 미흡할 경우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농장에 방문하려면 다음과 같은 예방 조치를 숙지해야 한다. △동물과 접촉하거나 장화나 옷을 만진 후 음식을 섭취하기 전에는 항상 비누와 따뜻한 물로 손 씻기 △동물과 접촉하거나 농장에 머무는 동안 음식 섭취 자제하기 △동물을 안는 등의 직접적 접촉 피하기 △농장 방문 후 신발을 깨끗이 닦고 손 씻기 △어린이가 손을 제대로 씻고 동물과 안전한 거리 유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기 △임산부는 특히 갓 태어난 새끼양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하기 등이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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