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스포리디움’ 감염
분변-구강으로 기생충 침투
동물 직접 접촉 삼가고
농장선 음식물 섭취 금해야

어린이날과 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를 데리고 체험활동을 떠나는 부모들이 많다. 새 모이주기, 코끼리 코 쓰다듬기, 말 타기 등이 대표적이다.
동물과 교감하는 활동은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자칫 감염 우려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손 씻기’다. 위생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집단 감염병에 걸릴 수 있다.
5일 영국 웨일스 보건당국(Public Health Wales)에 따르면 베일 오브 글러모건 주 카우브리지에 위치한 한 농장에서 수십명의 아이들이 ‘크립토스포리디움’에 집단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곳 농장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송아지와 새끼 양 먹이주기 체험, 안기 체험 등을 진행해왔다. 현재 해당 농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체험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먹이주기 체험을 4살 마이클 카펜터는 3일 후부터 물 설사와 발열 증상을 보였다. 8살인 알바는 농장 방문 후 닷새 째부터 복통, 설사, 구토 증상을 보였다. 두 아이 모두 크립토스포리디움증 진단을 받았다.
현지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초 보고 후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 현재 총 47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잠복기간을 고려할 때 앞으로 몇주간은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사람 간 감염도 주의해야

크립토스포리디움증은 크립토스포리디움라는 기생충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감염된 분변에 있는 크립토스포리디움의 난포낭을 통해 전파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은 한 번의 배변으로 최대 1억개의 균을 배출할 수 있다. 이중 단 10개만 섭취해도 전염될 수 있다. 염소 소독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고 수영장, 자연 수역, 수돗물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
감염될 경우 수양성 설사, 복통, 탈수, 메스꺼움,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감염 후 2~10일 사이에 시작되며, 건강한 사람의 경우 1~2주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증상이 길어지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가장 흔한 감염 경로는 감염된 동물 또는 사람의 분변을 접촉한 후 오염된 손으로 음식 먹을 때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도 감염된 동물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체험 농장에서 동물과 직접 접촉하거나 동물의 분변이 묻은 표면을 만진 후 손을 씻지 않고 입을 만질 경우 충분히 감염될 수 있다.
크립토스포리디움증은 사람 간 접촉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이의 기저귀를 교체한 후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음식을 조리하거나 입을 만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유치원이나 요양시설 등 밀집 환경에서 위생 관리가 미흡할 경우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농장에 방문하려면 다음과 같은 예방 조치를 숙지해야 한다. △동물과 접촉하거나 장화나 옷을 만진 후 음식을 섭취하기 전에는 항상 비누와 따뜻한 물로 손 씻기 △동물과 접촉하거나 농장에 머무는 동안 음식 섭취 자제하기 △동물을 안는 등의 직접적 접촉 피하기 △농장 방문 후 신발을 깨끗이 닦고 손 씻기 △어린이가 손을 제대로 씻고 동물과 안전한 거리 유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기 △임산부는 특히 갓 태어난 새끼양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하기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