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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토스, 멤버십·앱에 서비스 다 묶었다 [언더독의 반란]

유형 3. 핵심 자산 활용해 ‘레버리지 효과’

  • 최창원,지유진
  • 기사입력:2025.05.01 13:02:43
  • 최종수정:2025.05.01 13: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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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3. 핵심 자산 활용해 ‘레버리지 효과’
쿠팡은 지난해 41조원 매출을 기록하며 신세계그룹 전체 매출(35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매경DB)
쿠팡은 지난해 41조원 매출을 기록하며 신세계그룹 전체 매출(35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매경DB)

핵심 자산을 레버리지 삼아 톱독으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멤버십을 활용해 본업은 물론이고 OTT와 배달앱 시장 존재감을 키운 쿠팡, 슈퍼앱으로 은행과 보험·증권 등 금융 전 부문에서 영향력을 높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대표적이다.

유통·커머스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3가지다. 일단 ① 상품 구색이 다양해야 하고 ②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또 문의 대응과 배송 등 ③ 서비스도 확실해야 한다. 문제는 3가지 키워드가 ‘트레이드오프’ 관계라는 사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서비스 질을 높이려면 인력을 추가 고용해야 한다. 통상 인건비가 늘면 상품 판매 가격은 상향 조정된다. 반대로 판매가를 낮추려면 운영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재고를 단일화하거나 서비스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

업계의 오랜 공식을 깬 후발 주자가 있다. 쿠팡이다.

트레이드오프를 깬 건 ‘공격적 투자’의 결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적자폭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런데도 쿠팡은 한 가지 믿는 구석이 있었다. ‘록인 효과’다. 특정 생태계를 조성해 재화나 서비스 이용 시 다른 선택을 제한시켜 재구매를 촉진하는 현상을 뜻한다. 록인 효과는 적중했다. 쿠팡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회원은 2023년 기준 1400만명에 달한다. 압도적인 멤버십 회원 수는 결국 실적으로 직결됐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41조원. 2010년 자본금 30억원으로 시작한 쿠팡은 불과 14년 만에 롯데쇼핑(13조9000억원)과 신세계그룹(35조5000억원) 매출을 뛰어넘었다.

쿠팡은 어렵게 확보한 유료 멤버십 자산을 OTT(쿠팡플레이)와 음식 배달(쿠팡이츠) 등 신사업 확장에 활용했다. 이른바 ‘묶음’ 전략이다. 쿠팡 멤버십은 이커머스·OTT·음식 배달 카테고리를 모두 커버한다. 덕분에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는 후발 주자인데도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748만명)는 지난 3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기준 티빙(705만명)을 제치고 국산 OTT 1위를 기록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2019년 출시한 쿠팡이츠도 지난해 4월을 기점으로 요기요를 넘어섰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도 쿠팡과 비슷한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 토스 역시 출범 초기 수익성보다 사용자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핵심 서비스로 평가받는 간편송금과 무료송금이 대표 사례다. 덕분에 토스는 레거시 금융은 범접하기 힘든 사용자 수 확보에 성공했다. 현재 토스 가입자는 280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480만명에 달한다. 단일 금융 앱 기준 국내 최대 수준이다.

이후 토스는 쿠팡과 마찬가지로 ‘묶음’ 전략을 펼쳤다. 쿠팡이 멤버십을 활용해 신규 사업 간 시너지를 꾀했다면, 토스는 슈퍼앱으로 토스증권(증권)과 토스뱅크(은행), 토스인슈어런스(보험) 등을 한데 묶었다. 소비자 편의성을 외면한 레거시 금융과 차별화하는 동시에 사업 간 시너지도 노린 신의 한 수였다. 특히 토스증권은 해외 주식 점유율에서는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까지 넘어섰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10월 기준 해외 거래대금 21조9000억원으로 키움증권(21조4000억원)을 앞섰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지유진 인턴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8호 (2025.05.07~2025.05.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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