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맛은 기본으로 갖추되 카페 맛집까지 섭렵한 구내식당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구내식당 경쟁에 불이 붙자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카페 운영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이는 것이다. 구내식당이 카페 역할까지 맡으면 다가오는 무더위와 장마 등 날씨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5일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5년간 신규 수주한 구내식당의 30% 이상이 사내 카페를 함께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린푸드의 사내 카페 사업장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119곳으로 2020년 1분기(41곳)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사내 카페 매출도 같은 기간 13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물가 압박이 지속되며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커피와 생과일 주스, 베이커리 등을 파는 사내 카페가 단체급식 수주의 핵심 콘텐츠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회사도 사내 복지 차원에서 사내 카페 조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구내식당 입찰 공고에 사내 카페 운영 역량에 높은 배점 비중을 두는 고객사가 많아졌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22년 사내 카페 전담 부서를 구성해 고객사별 전문 컨설팅과 신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30~50대 남성 직원 비중이 90% 이상인 제조기업 사업장에선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빅사이즈' 음료를 기본 옵션으로 제공한다. 또 영업 직군이 많은 오피스 상권 사업장에선 '해장 아메리카노'와 숙취해소 음료 등을 메뉴에 넣는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사업장별 특성을 고려해 외국인 직원 비중이 높은 사업장에는 코코넛 라테 등 동남아시아 음료와 라시 등 인도 음료를 개발해 상반기 중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른 급식업체들도 사내 카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브랜드 팝업 행사를 통해 외부 브랜드의 원두를 사용한 커피를 제공해 다양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계절별로 선호하는 메뉴 종류가 달라지는 것을 감안해 협업 음료와 디저트 등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겨울엔 인기 캐릭터 벨리곰과 협업해 구내식당에서 벨리곰 얼굴이 올라간 핑크빛 카페 음료 벨리곰 딸기라테, 마시멜로 품은 벨리곰 초코라테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아워홈의 경우 카페와 베이커리 등 코너 운영을 확대했다. 아워홈 전체 구내식당 중 50% 이상 점포에 테이크아웃 코너를 운영 중이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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