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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붕어빵에 붕어 있나요’식 마케팅?”...美소비자, 中 TV 제조사에 집단 소송 건 이유

  • 이동인
  • 기사입력:2025.05.05 07:41:25
  • 최종수정:2025.05.05 07: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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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CES에서 행사를 연 하이센스. 연합뉴스
2025 CES에서 행사를 연 하이센스. 연합뉴스

중국 TV 업체인 하이센스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화질 기술에 대한 허위 광고로 미국에서 또다시 집단 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에 거주하는 칼프 카메스라씨는 자신과 비슷한 피해를 본 소비자를 대표해 “하이센스의 QLED TV가 해당 기술을 포함하지 않거나 성능에 무관한 양을 사용했음에도 허위로 광고했다”며 소송을 냈다.

하이센스 미국 법인을 상대로 제기된 28페이지 분량의 소장에는 하이센스가 소비자를 속여 광고보다 기술적으로 뒤떨어진 TV에 대해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게 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하이센스가 자사의 QLED TV에 핵심 화질 기술이 전혀 없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적용돼 제품의 디스플레이 출력이나 성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소비자를 속였다는 취지다.

문제가 되는 TV 모델에는 프리미엄 QLED 화질 기술을 탑재했다고 광고하는 QD5, QD6, QD65, QD7, U7, U7N 시리즈 등이 포함됐다.

소장에는 “하이센스는 자사 TV의 기술적인 사양과 성능에 대한 허위 내용으로 품질이 낮은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했고, 성능에 대해 사실대로 이야기했다면 얻지 못했을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QLED TV라면 실제로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포함하거나 TV 성능을 의미 있게 개선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해당 기술을 포함해야 한다”며 “퀀텀닷 기술을 포함하지 않은 제품은 QLED가 아니라 단순한 LED TV”라고 주장했다.

퀀텀닷은 머리카락 굵기 수만분의 1에 불과한 초미세 반도체 입자로, 현존 물질 중 최고 수준으로 정확한 색 구현이 가능하고 밝기도 뛰어나다. 통상 퀀텀닷 소재를 사용한 TV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통용된다.

중국 TV 업체가 QLED TV에 대한 허위 광고로 집단 소송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이센스는 앞서 지난 2월 뉴욕주 남부 지방법원에서도 소비자보호법 위반 등으로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다른 중국 TV 업체인 TCL도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카운티 법원에서 집단 소송이 제기된 바 있다.

이들 모두 자사 TV가 QLED 기술을 전혀 포함하지 않거나 미미한 수준임에도 이를 속이고 프리미엄 제품으로 판매해 부당한 가격을 지불하게 했다는 이유로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샀다.

미국 폭스뉴스의 지역 방송인 ‘폭스35 올랜도’는 최근 TCL과 하이센스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을 보도하며 “당신의 거실에 이미 있는 중국산 제품이 당신이 지불한 가격의 제품이 아닐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폭스35 올랜도는 “소비자들은 지불한 가격에 비해 제품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한다”며 “만약 TV가 실제 탑재된 기술을 반영하도록 제대로 마케팅됐다면 다른 TV를 선택했거나 아예 다른 제조사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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