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십자홀딩스와 자회사 GC녹십자는 1969년부터 백신 사업에 매진해왔다. ‘만들기 힘든, 그러나 꼭 있어야 할 의약품 생산’이라는 핵심 가치에 맞게 필수 백신 국산화에 주력했다. 2009년부터 그룹을 이끌고 있는 허일섭 회장도 녹십자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GC녹십자는 B형간염 백신, 수두 백신 등 필수 백신의 국산화·상용화를 이뤄냈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독감 백신 상용화에 성공했다.
글로벌 독감 백신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 GC녹십자가 독감 백신을 수출한 국가만 총 60개국에 달한다.
이후 GC녹십자는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통해 또 한 번 성장 모멘텀을 잡았다. 알리글로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IVIG-SN) 10% 제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으로 불리는 1차 면역결핍증에 활용된다. 알리글로는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보완 지적·허가 연기로 고배를 마셨던 의약품이다. 녹십자는 포기하지 않고 2023년 생물의약품 시판허가(BLA)를 다시 신청했고, 같은 해 12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알리글로는 사실상 3수 끝에 미국 시장을 뚫어낸 결과물이다.

GC녹십자는 지난해 7월 초도 물량을 선적, 본격적인 알리글로 미국 판매에 나섰다. 지난해 2분기 녹십자 혈액제제 매출은 906억원에 불과했지만 미국 판매 시작 이후인 3분기에는 1366억원으로 확대됐다. 4분기에도 혈액제제 매출만 1617억원을 기록했다. GC녹십자는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2028년 미국 내 3억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녹십자홀딩스와 GC녹십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모두가 외면해온 분야에서 성과를 내왔다. 이는 국내 생명과학 산업의 기술 축적과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기초부터 우리 손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7호·별책부록 (2024.05.01~2024.05.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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