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치! 티니핑’ 때문에 부모 지갑이 ‘파산핑’됐다.”
“4살짜리 조카 만나면 하루 종일 티니핑 이야기만 한다. 듣다가 캐릭터도 다 외울 지경이다.”
최근 국내 유아 콘텐츠 시장에 떠오르는 강자가 있다. 2020년 3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시리즈다. 만화 줄거리는 간단하다. 외계 행성 ‘이모션 왕국’에서 온 소녀 ‘로미’가 지구에서 마음의 요정 ‘티니핑’을 찾으러 다니는 내용. 단순해 보이는 이 애니메이션 인기가 상당하다. 유·아동 완구 시장은 ‘티니핑 천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티니핑 인기가 급등하면서 애니메이션 제작사 SAMG엔터테인먼트(이하 SAMG엔터)에도 관심이 쏠린다.

SAMG엔터 어떤 회사?
23년 업력의 탄탄한 콘텐츠 제조사
티니핑 콘텐츠를 만든 업체는 ‘SAMG엔터’다.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과 배급, IP 라이선스, 완구 제품 판매가 주력이다. 업력은 오래됐다. 2000년에 설립된 1세대 애니메이션 기업이다. 당시 이름은 ‘주식회사삼지애니메이션’이었다. 이후 2021년 현재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SAMG엔터의 강점은 콘텐츠와 MD 제품을 모두 만든다는 데 있다. 국내 주요 키즈 콘텐츠 기업이 대체로 IP 제작 중심(핑크퐁컴퍼니, 아이코닉스 등)이거나 IP를 외부에서 조달해 사업화와 유통에 집중(손오공, 영실업 등)한다. 반면 SAMG엔터는 콘텐츠 제작 역량과 사업화 역량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콘텐츠 자체 경쟁력도 뛰어나다. 3D 콘텐츠 제작 능력은 국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국내 회사 중 최다 3D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을 갖췄다. 최대 규모의 자체 IP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유·아동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콘텐츠 다수가 SAMG엔터 작품이다. 대표작으로는 ‘미니특공대’ ‘캐치! 티니핑’ ‘메탈카드봇’ ‘레이디버그’ 등이 있다.
‘미니특공대’는 2014년 선보인 작품으로, 현재 국내 남아 콘텐츠 시장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기 IP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상당하다. 중국 남아 콘텐츠 시장에서는 1위 IP로 각광받는다.

‘캐치! 티니핑’은 SAMG엔터를 국내 콘텐츠 최강자 자리에 올려놓은 IP다. 현재 국내 여아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로 군림 중이다. 기존 마법소녀물 장르에 ‘수집형’이라는 요소를 담은 게 특징이다. 애니메이션 시즌이 새로 나올 때마다 새로운 ‘티니핑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고객이 새로운 캐릭터를 계속 수집하게 만들어 흥미를 유지시키는 방법이다. 아이들이 캐릭터 완구를 계속 사달라고 하는 탓에 부모들은 지갑을 거덜낸다는 뜻의 ‘파산핑’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SAMG엔터는 지난해 ‘캐치! 티니핑’ IP로만 500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메탈카드봇’은 SAMG엔터가 미니특공대 이후 약 10년 만에 선보인 신작 액션물이다. 10년 가까이 신작이 나오지 않던 남아 콘텐츠 시장을 겨냥해 만들었다. SAMG엔터 관계자는 “10년 만에 나오는 대형 신작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완구 가격을 2만원대 중후반으로 책정했다. 평균 가격이 4만~5만원대에 달하는 경쟁사 완구보다 가격이 저렴한 덕분에 완구 매출이 높게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레이디버그’는 해외 회사와 합작해 만든 콘텐츠다. 프랑스 자그툰과 메소드애니메이션, 일본 토에이애니메이션과 공동 제작했다.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SAMG엔터의 이름을 글로벌 시장에 처음 각인시킨 작품이다.
SAMG엔터는 2022년 매출액 683억원을 거둬들였다. 2021년 대비 78% 성장했다. 본래 SAMG엔터는 매출 100억원에 그치던 조그만 회사였다. 애니메이션만 제작한 탓에 큰 수익을 얻지 못했다. 이후 애니메이션 인기를 바탕으로 시작한 MD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3억6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신규 사업 투자와 상장 등 일회성 비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SAMG엔터 관계자는 “F&B와 패션, 코스메틱, 오프라인 공간 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인건비가 크게 늘어난 게 적자 원인이다. 2022년을 기점으로 신규 인력 채용이 다 완료됐다. 올해부터 신규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실적을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AMG엔터 향후 전망은
외연 확장 매출 1200억원 달성 목표
SAMG엔터의 다음 목표는 해외로의 외연 확장이다. 콘텐츠와 완구 제품까지 함께 수출, 고성장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SAMG엔터 관계자는 “중국뿐 아니라 올해 일본과 유럽, 북미 등의 지역에 ‘캐치! 티니핑’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장 전략을 토대로 올해 매출액 1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진출은 중국과 일본 메이저 엔터사와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서 진행한다. 중국 법인 설립 후 중국 최대 메이저 엔터사인 따띠그룹과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년간 120억원의 로열티 수익을 거뒀다. 향후 해외 실적은 기존 로열티 인식에서 수출 방식 즉, 직접 매출로 전환된다.
회사 측은 2023년부터 큰 폭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일본 진출은 소니픽쳐스와의 계약이 시발점이다. 일본 메이저 기업과 국내 제작사가 맺은 최초의 콘텐츠와 MD 제품 동시 계약이다. 2022년 12월 ‘캐치! 티니핑’ 방영을 시작했다. 추후 토이저러스 등의 판매 라인을 통해 올해 상반기 완구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도 본격화한다. SAMG엔터가 운영 중인 약 20개 유튜브 채널 합산 구독자 수는 2900만명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미니특공대 TV 689만명, 미니팡 TV 561만명, 키즈팡 TV 398만명 순이다. 현재 채널은 IP별, 국가별로 구분해 운영 중이다. 3월 말 이들 콘텐츠를 통합한 이모션캐슬 플랫폼이 나올 예정이다. 2900만명의 트래픽이 한곳으로 유입되는 것이다. 플랫폼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적이 탄탄한 덕분에 주가 전망은 밝다. 지난해 12월 공모 흥행에 실패했던 후유증은 온데간데없다. 공모가 1만7000원에 시작한 주가가 4개월 만에 2배로 뛰어올랐다. 3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3만350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공모가가 확정됐을 때 자식이 있는 펀드 매니저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가격이 낮다’는 평가가 알음알음 나왔다.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었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라는 평가가 여전히 대세”라고 귀띔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3호 (2023.04.05~2023.04.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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