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글로벌클린에너지지수 범위가 확대된 것은 최근 ESG 시장의 판이 커졌기 때문이다. 런던 리서치업체 ETFGI에 따르면 올해 뉴욕증시에서는 1분기(1~3월)들어서만 ESG 상장지수펀드(ETF)에 148억 달러가 투입된 결과 총 862억 달러가 쌓였다. 올해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와 해상 풍력·태양에너지를 강조하면서 시장 관심이 따른 결과다.
다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뜻 매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친환경 부문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경우 당분간 S&P글로벌클린에너지 인덱스 등 기준이 되는 벤치 마크 지수들의 구성 종목 변동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일반 펀드와 ETF 등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게 되면 탈락·포함 기업 주가 등락폭이 커지는 위험을 들 수 있다. 둘째로는, 현재로서는 ESG 를 내세운 ETF만 봐도 구성 종목이 기존 ETF와 별 차이가 없는데 운용 수수료만 더 높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생각보다 적을 수도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S&P글로벌클린에너지지수 개편은 ETF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ETF 두 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럴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S&P글로벌클린에너지지수를 추종하는 블랙록 ETF 를 보면 포트폴리오의 15% 정도가 16개정도 종목에 국한될 정도로 특정 종목 의존도가 심하다"면서 "S&P글로벌클린에너지지수 개편이 이뤄지면 아마도 뉴질랜드 기업인 메리디안에너지와 컨택트에너지 주식 4억500만달러어치와 컨택트에너지 3억6000만달러어치 등을 처분해야 하며 이밖에 오스트리아의 버번드, 영국의 아틀랜티카 서스테이너블 인프라스트럭처, 캐나다의 이너젝스리뉴여블에너지와 보러렉스 등 주식을 팔아 비중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포트폴리오 조정이 불가피한 ETF는 블랙록이 뉴욕증시에서 운용하는 아이셰어스글로벌클린에너지(종목코드 ICLN)와 스위스증시에서 미국 달러화로 거래되는 아이셰어스글로벌클린에너지USD(INRG)다.
최근 엄청난 자금이 뉴욕증시로 흘러들고 있지만 ETF 등 펀드 상품도 간판만 '친환경'으로 바꿔단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데이터분석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ESG ETF등 펀드 상품은 6개 중 1개 꼴로 기존 상품 명칭만 바꿨다. 각종 펀드 25개 포트폴리오가 이에 해당한다.
ESG를 내건 ETF 들은 운용 보수도 높은 편이다. ESG를 주제로 한 ETF들 평균 운용 수수료는 0.34%로 일반 ETF 운용 보수보다 최대 10배 이상 비싸다. 일례로 ESG 부문의 대표적인 ETF 상품인 '아이셰어스글로벌클린에너지'(ICLN) 운용 수수료는 0.46% 인데 비해 같은 회사가 운용하는 또다른 대표 ETF인 '아이셰어스코어S&P500'(IVV) 운용 수수료는 0.04%다.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신재생에너지 ETF 는 고수익 상품으로 통했다. 연간 수익률 상위 20개 중 5개가 신재생에너지 ETF였고, 평균 수익률은 S&P500지수의 약4배인 238% 였다. 다만 이달 14일 찰스슈왑의 제프 클라인탑 투자 전략가는 "버블(거품)은 터지기 전에는 알아채기 힘들지만, 지금 증시는 버블이 생겨나기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인프라스트럭처 부문이 그렇다"고 경고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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