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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기다림 그리고 PGA 투어 2승…장타 꼴찌가 만들어낸 기적 [임정우의 스리 퍼트]

존 디어 클래식·멕시코 오픈 정상 브라이언 캠벨 지난 7년간 미국 2부 콘페리투어 전전 꾸준한 노력으로 오랜 꿈 현실로 만들어 프로 데뷔 이후 역대 최고의 시즌 보내 메이저 4개 모두 출전 명단 이름 올려 드라이버 평균 거리 276.6야드 단타자 정교한 아이언 샷·퍼트로 약점 극복해 “이번 성공 비결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

  • 임정우
  • 기사입력:2025.07.09 06:00:00
  • 최종수정:2025-07-13 13: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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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디어 클래식·멕시코 오픈 정상 브라이언 캠벨
지난 7년간 미국 2부 콘페리투어 전전
꾸준한 노력으로 오랜 꿈 현실로 만들어
프로 데뷔 이후 역대 최고의 시즌 보내
메이저 4개 모두 출전 명단 이름 올려
드라이버 평균 거리 276.6야드 단타자
정교한 아이언 샷·퍼트로 약점 극복해
“이번 성공 비결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
존 디어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PGA 투어 2025시즌 다승자 대열에 합류한 브라이언 캠벨. AFP 연합뉴스
존 디어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PGA 투어 2025시즌 다승자 대열에 합류한 브라이언 캠벨. AFP 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25시즌 다승을 차지한 6명의 선수 중 유독 눈에 띄는 이름이 하나 있다. 존 디어 클래식과 멕시코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브라이언 캠벨(미국)이다.

지난 시즌까지 콘페리투어에서 활약했던 그가 올해 다승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능력 중 하나인 장타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 276.6야드의 단타자 캠벨이 PGA 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교한 아이언 샷과 퍼트를 앞세운 그는 생애 첫 우승에 이어 PGA 투어 다승자가 되는 감격을 맛보게 됐다.

일리노이 대학교 출신인 캠벨은 큰 기대를 받으며 2016~2017시즌 PGA 투어에 데뷔했다. 그러나 페덱스컵 랭킹 125위 안에 들지 못하며 출전권을 잃었다. 콘페리투어로 강등된 그는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재기를 준비했다.

그러나 PGA 투어로 돌아가는 건 쉽지 않았다. 콘페리투어에서도 부진했던 그는 지난해까지 2부 투어를 주무대로 삼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캠벨이 정상적인 스윙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부상까지 찾아왔다. 왼쪽 옆구리 통증이 심해지면서 골프채를 잡지 못했던 그는 한때 골프를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수많은 시련에도 캠벨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고 PGA 투어 복귀를 준비한 그는 지난해 콘페리투어 포인트 랭킹 7위를 차지하며 꿈의 무대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실패를 통해 단단해진 캠벨은 PGA 투어에 복귀하자마자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 번도 하기 어려운 우승을 두 번이나 차지하며 페덱스컵 랭킹 28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캠벨은 올해 좋은 성적을 낸 비결로 그동안의 노력을 꼽았다. 그는 “PGA 투어 챔피언이 되기 위해 오랜 기간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지난 7년간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골프가 너무 안 풀려 그만두는 것까지 고민하기도 했다. 다행히 골프가 다시 잘 되기 시작했고 PGA 투어에 복귀하게 됐다. 올해는 두 번 우승을 차지하는 꿈만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포기하지 않길 정말 잘 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계속되는 부진을 끊고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큰 힘을 보탰다. 캠벨은 “데뷔 시즌에 PGA 투어 출전권을 잃고 다시 복귀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과거의 나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골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캠벨의 자신감은 단타자 핸디캡 극복으로도 이어졌다. 올해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 276.6야드를 기록 중인 그는 PGA 투어 장타 부문 최하위에 자리했다. 그는 “공을 멀리 보내지 않고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하나의 방법으로 골프를 치는 게 아닌 만큼 나만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PGA 투어 전체 선수들의 평균 거리(301.4야드)보다도 24.8야드나 적게 날리는 캠벨이 골프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원동력은 아이언 샷과 퍼트다. 우승을 차지한 존 디어 클래식에서 캠벨은 그린 적중률 80.82%를 기록했다. 그린 적중시 홀당 평균 퍼트수는 1.71개로 그린 위에서도 날카로운 퍼트감을 자랑했다.

캠벨은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골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추구하는 골프 스타일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올해 2승을 차지하는 등 결과로 증명해 정말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장타력은 없지만 캠벨은 PGA 투어 선수들이 부러워할 만한 웨지샷 실력을 갖고 있다. 그는 올해 100야드 이내와 50~75야드 거리에서 각각 13피트 10인치, 9피트 2인치 홀에 붙이는 날카로운 웨지샷을 자랑하고 있다.

캠벨과 함께 PGA 투어를 누비고 있는 한 선수는 “공을 멀리 보내지 않고도 좋은 성적을 내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선수가 캠벨”이라며 “수많은 단타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특별한 존재가 됐다. 앞으로는 PGA 투어에서도 캠벨처럼 자신만의 장기를 살리는 선수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 US오픈에 나섰던 캠벨은 오는 17일 개막하는 2025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디오픈에도 출전한다. 캠벨은 “비현실적인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내 자신을 믿고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 국내 유일의 골프선수 출신 스포츠 기자인 임정우 기자는 ‘임정우의 스리 퍼트’를 통해 선수들이 필드 안팎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존 디어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PGA 투어 2025시즌 다승자 대열에 합류한 브라이언 캠벨. 로이터 연합뉴스
존 디어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PGA 투어 2025시즌 다승자 대열에 합류한 브라이언 캠벨.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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