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스톡스지수 한달간 3% 뚝
재정 확대에 금융주는 상승세
스페인 ‘방킨테르’ 한달 14%↑

올해 들어 주요 국가 중 최고 수준 상승률을 보이던 유럽 증시가 최근 경기 침체와 관세 전쟁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13일(현지시간) 유로스톡스50 지수는 5328.39로 마감해 한 달 전의 5493.4에 비해 3% 하락했다.
이 지수는 ASML, SAP, 시멘스 등 기술 기업의 비중이 높고 루이뷔통 등 대형주 위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연초 대비 12% 상승하며 한국, 미국 등 주요 국가를 앞질렀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유로존의 2024년 4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유럽 경제를 이끌어가는 독일과 프랑스의 경제성장률이 각각 -0.2%와 -0.1%에 그치는 등 경제 위축이 두드러진 상황이다.
게다가 내달 2일부터 미국이 국가별 상호관세는 물론 자동차 및 의약품에 대한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는 점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로화 가치 상승에 힘입어 배당률이 높은 유럽 금융주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유럽 은행과 보험사, 금융사 등 유로존 내 배당률이 높은 금융 등 상위 30종목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 셀렉트 배당 30’ 지수는 6.41% 올랐다.
주요 구성 종목을 보면 가장 비중이 높은 네덜란드의 ABN암로은행은 한 달간 12.03% 상승했다. 스페인의 뱅킨터는 14.34%, 네덜란드 ING그룹과 벨기에 보험사인 아게아스는 각각 13.1%, 7.01% 올랐다.
유럽연합(EU)과 독일이 재정지출 확대 계획을 내놓으면서 유럽 경기 회복 기대감과 함께 유로화 강세 기조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지난 한 달 동안 1.0464달러에서 1.0855달러로 3.74%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안보 자립’ 기조가 강해지면서 EU는 지난 4일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한도를 완화하고 최소 8000억유로(약 1262조원)의 방위비를 동원하겠다는 일명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같은 날 독일에서도 향후 10년간 5000억유로(약 789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특별기금을 편성하고 국방비 지출을 확대하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 부양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미국의 경기 둔화로 인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속도조절론이 겹치면서 금리에 민감한 은행·금융주가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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