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세계 151위→4위,
20세에 당구 시작, 35세에 세계 정상

얼마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올해 첫 3쿠션월드컵에선 새로운 당구스타가 탄생했다.
4강서 천하의 딕 야스퍼스(세계 1위, 네덜란드)를 꺾은데 이어 결승서 타이푼 타스데미르(8위)를 물리치고 정상에 오른 트란탄럭(35, 베트남)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트란탄럭은 국제무대에 그렇게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다. 지난 2023년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아시아캐롬선수권에서 조명우(2위, 서울시청, 실크로드시앤티)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당시 그의 세계랭킹은 151위(2023년 3월 12일 기준)였다.
이후 2024년 7월 포르투3쿠션월드컵서 처음 8강 무대를 밟았고, 9월 자국서 열린 세계3쿠션선수권서 준우승(우승 조명우)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때도 4강에서 야스퍼스를 물리쳤다.
트란은 그로부터 6개월만인 보고타3쿠션월드컵에서 강호들을 연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2년 전 151위였던 세계랭킹도 4위까지 급상승했다. 보고타대회 우승 후 프랑스 당구매체 코줌(KOZOOM)과 가진 인터뷰를 소개한다.
▲당구팬들에게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살고 있고, 고향은 호치민에서 가까운 빈즈엉이다. 20대 때 가정을 꾸려 아내와 10살 딸이 있다. 당구는 20살 때 취미로 시작했다. 동료 선수들에 비해 늦게 시작한 편이다.
▲이번 대회에서 강호를 연파하고 우승했다. (트란탄럭은 16강부터 포톰, 멕스, 야스퍼스, 타스데미르를 꺾고 우승했다)
=모두 어려운 경기였다. 그러나 집중력을 유지했고, 모든 샷에 최선을 다했다. 우승해서 아직도 너무 벅차다. 이전까지 이렇게 큰 일을 해내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베트남 당구장수와 당구인구 급속히 증가

▲취미로 당구를 선택했는데.
=시골에 살았기 때문에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게다가 스포츠를 취미로 삼고 싶었지만 신체조건(165㎝ 74㎏)을 감안해 다른 종목에 비해 피지컬 영향이 덜한 당구를 택했다.
▲어떻게 당구선수가 됐는지.
=베트남엔 ‘직업이 당신을 선택해야지, 당신이 직업을 선택해서는 안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게 바로 내 경우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군복무를 했고, 전역 후 취미로 3쿠션을 시작했다. 그런데 운이 좋아서인지 처음 나선 전국대회에서 입상했다. 당구가 나를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베트남 당구열기가 상당하다.
=베트남 전역에 빠르게 당구장이 생겨나고 있고, 당구인구도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스포츠라는게 큰 장점이다.
▲국제무대서 베트남 당구 상승세도 인상적이다.
=당구장 수가 크게 늘다 보니 선수들이 연습할 기회가 많아졌고, 여건도 좋아졌다. 베트남 선수들은 특히 당구에 대해 굉장히 진지하다. 훈련도 성실하게 하고, 당구선수를 직업으로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 물론 베트남에서 당구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정부 지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친하게 지내는 동료선수는.
=아무래도 베트남 선수와 가깝다. 주로 트란퀴엣치엔(3위) 바오프엉빈(14위) 타이홍치엠(18위)과 함께 대회를 다니며 가깝게 지내고 있다. 모두 베트남 국가대표 선수들이다. 베트남엔 정식 국내랭킹이 없다. 나는 이들과 함께 베트남 ‘톱10’ 안에 드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롤모델을 꼽자면.
=프레드릭 쿠드롱(22위, 벨기에)을 항상 동경해 왔다. 지금도 여전히 그의 플레이 방식과 기술을 눈여겨보며 배우고 있다.
▲후원업체도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민테이블, 밀리언팁스, 투옹탄빌리어드, 코하이리뷰로부터 후원받고 있다. 당구 외에 자금, 컨설팅 측면에서도 나를 많이 지원해주는 업체들이다.
▲평소엔 어떻게 지내나.
=호치민시에 작은 연습장이 있는데, 주로 여기서 연습하며 레슨도 병행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tranthanhluc.3bang)도 운영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앞으로 목표는.
=솔직히 바로 다음 월드컵(5월 호치민)에서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고, 특히 3쿠션월드컵 시드권(14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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