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앨런(NC 다이노스)이 이번에도 웃지 못했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이숭용 감독의 SSG랜더스에 3-7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3연승이 좌절된 NC는 64패(61승 6무)째를 떠안았다.
선발투수 로건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장타 억제에 어려움을 겪으며 경기 분위기를 완벽히 내줬다.


초반은 나쁘지 않았다. 1회초 박성한(우익수 플라이), 기예르모 에레디아(중견수 플라이), 최정(삼진)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챙기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초에는 한유섬(삼진), 류효승(삼진), 고명준(유격수 땅볼)을 차례로 잡아냈다.
3회초에는 상승세는 계속됐다. 최지훈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후속타자 이지영에게는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안상현, 박성한을 각각 삼진, 좌익수 플라이로 요리했다.
하지만 4회초 들어 악몽이 찾아왔다. 에레디아에게 비거리 120m의 좌월 솔로 아치(시즌 12호)를 허용했고, 최정에게도 비거리 135m 좌월 솔로포(시즌 21호)를 헌납했다. 끝이 아니었다. 한유섬에게 비거리 125m 우월 솔로 홈런(시즌 15호)을 내줬으며, 류효승에게도 비거리 130m 좌월 솔로 아치(시즌 5호)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KBO리그 통산 네 번째 네 타자 연속 홈런이 나온 순간이었다. 앞서 2001년 8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이승엽-매니 마르티네스-카를로스 바에르가-마해영), 2020년 10월 22일 롯데 자이언츠(이대호-이병규-안치홍-한동희), 2021년 6월 19일 SSG(최정-한유섬-제이미 로맥-정의윤)만 달성한 진기록이다.

이후 고명준과 최지훈, 이지영을 각각 중견수 플라이, 3루수 플라이, 2루수 땅볼로 정리한 로건이었지만, 5회초에도 힘든 시간이 다가왔다. 안상현, 박성한을 삼진, 유격수 땅볼로 물리쳤으나, 에레디아에게 3루수 방면 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최정에게는 비거리 125m의 좌중월 2점포(시즌 22호)를 맞고 또 한 번 고개를 떨궜다. 한유섬을 투수 땅볼로 유도,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이 위안거리였다.
6회초는 무난했다. 류효승, 고명준, 최지훈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7회초에도 이지영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어 안상현은 유격수 땅볼로 이끌었으나, 김주원의 실책이 나오며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박성한을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한 뒤 우완 이용찬에게 공을 넘기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용찬이 승계 주자에게 홈을 내주지 않으며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6.2이닝 7피안타 5피홈런 9탈삼진 6실점. 총 투구 수는 94구였다. 팀이 2-6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로건은 이후 NC가 결국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패함에 따라 시즌 12패(6승)째를 떠안게 됐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31번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부름을 받은 로건은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을 거친 좌완투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45경기(선발 15경기·124.1이닝)에서 5승 11패 평균자책점 5.79를 작성했으며,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91경기(선발 134경기·740.2이닝) 출전에 45승 35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그러나 KBO리그에서는 좀처럼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3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로 호투했으나, 4월 5경기에 나서 5패 평균자책점 6.08로 주춤했다. 이어 5월(2승 1패 평균자책점 2.12)과 6월(3승 1패 평균자책점 1.91)에는 좋은 성적표를 적어냈지만, 7월(2패 평균자책점 6.14)과 8월(1승 1패 평균자책점 7.39) 다시 흔들렸다.
9월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이번 SSG전 포함 3경기에 출전했으나 2패 평균자책점 6.48에 머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돌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이닝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뒤 강판될 당시 이용훈 투수 코치 및 1루수를 맡고 있던 맷 데이비슨에게 큰 소리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서는 피치컴을 이호준 감독 옆에 던지기도 했다. 이 감독은 이 행동을 인지하지 못했고, 로건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로건은 절치부심했지만, 이날도 만족스러운 투구를 펼치지 못하며 또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 NC의 가을야구 희망도 더 옅어지게 됐다.
한편 NC는 17일 SSG와 더블헤더를 치른다. 1차전 선발투수로는 지난 7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711일 만의 복귀전을 가진 좌완 구창모(평균자책점 0.00·3이닝 무실점)가 출격한다. 이에 맞서 SSG는 우완 미치 화이트(9승 4패 평균자책점 3.01)를 예고했다. 1차전 개시 시각은 오후 3시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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