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기록한 알카라스는 2023년 프랑스오픈에 이어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올해는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까지 우승하며 클레이·잔디·하드 코트를 가리지 않고 최고의 실력을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번 대회 결승에서는 위닝샷 개수가 신네르의 2배에 가까웠고, 첫 서브 속도도 시속 210㎞를 가뿐하게 넘기며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6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든 알카라스는 2023년 8월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아쉽게 결승에서 패했지만 신네르는 모든 대회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지난해 호주오픈과 US오픈 챔피언인 신네르는 올해 4대 메이저 대회 결승에 모두 올랐고, 그중 호주오픈과 윔블던 트로피를 품었다.
지난 2년간 8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알카라스와 신네르뿐이다. 진정한 '2강 시대'에 돌입했다. 알카라스와 신네르의 벽에 막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2년간 메이저 트로피를 만져보지도 못했다.
올해 두 선수는 3회 연속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맞붙는 진기록도 썼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알카라스는 "신네르가 올 시즌 이룬 업적은 믿을 수 없다. 그를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났다"고 말했고, 신네르는 "알카라스가 나보다 훨씬 잘했다.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ESPN은 "올해는 2002년 이후 빅3(조코비치·로저 페더러·라파엘 나달) 중 그 누구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첫 시즌이었다"면서 "새로운 지배의 시대가 도래했고, 그 바통이 이미 넘겨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새로운 '빅2'라는 장애물은 투어에 참여하는 모든 선수에게 닥친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남자 테니스 2강 시대를 구축한 이들의 경쟁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이어진다. 알카라스가 먼저 이룰 확률이 높다. 내년 1월에 열리는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 성공. 이어 5월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는 신네르가 대기록에 도전한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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