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그다음은 FIFA랭킹 13위 멕시코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과 A매치를 마친 뒤 바로 내슈빌로 이동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8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내슈빌SC 훈련장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대표팀은 두 그룹으로 나눠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거나 활동량이 많았던 선수들은 따로 실내에서 회복 훈련 위주로 일정을 소화했다.

경기에 나서지 않았거나 운동량이 적었던 선수들은 먼저 필드에 나와 훈련을 소화했다. 공격 전술, 프리킥, 코너킥 세트 피스까지 1시간 가량 훈련을 이어갔다.
이번 대표팀 캠프의 가장 큰 화두는 스리백이다. 홍명보 감독은 미국전을 마친 뒤 “아직 ‘플랜A’가 될지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지난 동아시아컵에서 가능성을 봤고, 새로운 선수들과 이 전술을 준비했다. 준비 기간 이상으로 잘해줬다. 김민재가 어린 선수들을 잘 리드해줬다”며 스리백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던 설영우는 8일 훈련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스리백으로 맞출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어서 완성도가 높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미국이라는 좋은 팀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왔기에 우리가 많이 해보지 못한 포메이션으로 이런 결과를 얻어 모든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리백을 사용하는 팀에서 경기를 해본 경험이 많이 없다보니 생소한 것은 사실이다. 대표팀이 한 번 모이면 훈련할 시간이 길지 않아 맞추는 것이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짧은 시간 내에 밑에 있는 수비진과 위에 있는 공격진이 이야기를 많이 해서 맞추고 있다”며 호흡을 맞춰나가고 있는중이라고 설명했다.

포백과 스리백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스리백이면 포백일 때보다 수비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진다. 공격적으로 많이 할 수 있다는 점, 측면 공격을 많이 활용할 수 잇다는 점이 장점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어제 경기에서는 스리백을 해보지 않았기에 수비에 대한 부담감이 심하다 보니 올라가면서도 불안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한범이가 뒤에서 말을 많이 해주고 ‘걱정하지 말고 올라가’라고 얘기를 많이 해줘서 그렇게 하려고 했다”며 말을 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아무래도 (소속팀에서) 스리백보다는 포백을 쓰는 선수들이 많고, 스리백을 보완해야할 점이 많다 보니 스리백을 연습하는 비중이 더 큰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홍명보호가 스리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공격이나 수비에서 여러 옵션들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리백이 ‘옵션의 하나’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미국전에서는 두 차례 득점 장면이 모두 김민재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에서 나왔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동경 득점의 경우 분석 결과 빌드업 시간이 2분이 걸리지 않았다. 훈련 도중 침투하는 옵션을 다양하게 준비했는데 두 차례 득점 상황에서 모두 맞아 떨어졌고, 홍 감독도 이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표팀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격수 이동경도 “스리백을 준비하면서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부분이나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제시해주셨고,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한마음이 됐다. 미국과 경기에서 가능성을 본 거 같다”며 지난 미국전을 통해 자신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리백이라고 해서 수비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더 강한 전방 압박을 하는 공격적인 전술이라고 생각한다. 위에 있는 (이)재성이 형이나 (손)흥민이 형과 아박을 강하게 하면서 후방에 있는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기에 그런 부분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이었다.
스리백을 사용할 때 우려되는 한 가지 문제는 풀백들의 체력 소모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설영우는 “수비 부담을 덜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수비 때는 똑같이 내려와서 수비를 해야하고 공격 때는 더 적극적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공수 양면에서 뛰는 양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느꼈다. 밑에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서 잘 분재할 수 있는 방법을 맞춰나가야 할 거 같다”며 체력 소모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대표팀에 처음 합류한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설영우는 “한국에 가장 많이 필요한 스타일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볼을 예쁘게 차는 선수들이 많은데 ‘파이터 형’의 선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에 적합한 선수가 나왔다”는 평가를 남겼다.
한편, 지난 미국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이재성은 검진 결과 1도 염좌 진단이 나왔다. 선수가 훈련을 자처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지만, 부상 재발의 위험이 높은 부위이기에 대표팀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 일단 대표팀 일정은 동행할 예정이지만, 멕시코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내슈빌(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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