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10년 사이 역대급 후반기로 출발했지만 현재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연패를 못 끊으면 악몽과 같은 가을야구 탈락이 현실이 될 지 모른다. 롯데가 시즌 막바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다.
롯데는 8일 오전 62승 6무 62패의 성적으로 리그 6위로 떨어져 있다. 3연패 중인 현재 롯데와 가을야구 경쟁 팀의 차이는 아직은 산술적으로는 추격이 가능한 정도다. 5위 KT 위즈와 0.5경기 차, 4위 삼성 라이온즈와 2.5경기 뒤진 상황. 3위 SSG 랜더스도 3.5경기 차로 뒤쫓고 있다.

하지만 이미 롯데가 130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이 격차를 뒤집는 것이 쉽진 않다는 것이다. 모든 팀이 사력을 다할 상황에서 4~50경기를 남겨둔 것과 불과 14경기를 남은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오랫동안 3위를 지켜오다 최근 6위까지 순위가 하락한 롯데의 입장에서 받을 압박감은 더 클 터다.
실제 롯데는 후반기 시작 이후까지도 꾸준히 3위를 지켰다. 그러다 지난달 20일 개막 이후 수개월만에 처음으로 4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그리고 28일 다시 3위를 탈환했지만 불과 하루만에 다시 4위로 내려 앉은 이후 6위까지 하락했다.
5위까지 가을야구를 치르고, 최소한 4위를 확보해야 이후 라운드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KBO리그 시스템에서 6위는 사실상의 실패나 다름 없다. 특히 롯데가 올 시즌 절치부심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선두권 경쟁을 펼쳤다는 점에서 더욱 믿기 힘들 악몽같은 결과가 될 수 있다.
지금 롯데의 모습은 연이은 부상자 발생 속에서도 시즌 내내 꾸준히 저력을 유지하며 기복 없는 모습을 보였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 실제 롯데는 3~4월을 승률 0.667로 시작한 이후 5월(0.542)-6월(0.545)-7월(0.571)까지 모두 월간 승률을 5할4푼대에서 5할 7푼대를 기록하며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기 시작과 전반기 마무리를 기준으로 삼더라도 역대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롯데다. 롯데는 앞서 전반기를 47승 3무 39패 승률 0.547(3위)의 성적으로 마쳤는데, 이것은 구단 역대 전반기를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성적이었다.
롯데가 전반기 올린 47승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1999년 50승(28패)에 이은 구단 역대 전반기 최다승 2위 기록이었다. 김태형 감독 체제 1년 차 시즌이었던 지난해 전반기 올렸던 35승(3무 42패, 해당 기준 8위)보다 무려 12승이 더 많았다.
동시에 지난 10년 간 사이에도 최고 성적인 동시에 유일한 승률 5할 초과 전반기 결과였다. 롯데가 전반기를 승률 5할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마친 것 역시 10년을 훌쩍 더 거슬러 올라간 지난 2014년이 가장 최근이었다. 2014년 당시 전반기 4위(40승 1무 38패 승률 0.513)를 기록한 것이 가장 마지막이었을 정도다. 그 이후로 롯데는 지난해까지 딱 한 차례 전반기 승률 5할(2020년, 당시 7위)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승률 5할 미만의 아쉬운 전반기를 보냈다.
롯데가 가장 최근 가을야구를 경험한 2017년에도 전반기 성적은 41승 1무 44패 승률 0.482에 그쳤다. 하지만 당시 롯데는 후반기 기간 전체 2위(39승 1무 18패)에 해당하는 승률 0.684(39승 1무 18패)의 질주 끝에 최종 3위로 PS에 진출했다.
올해는 2017년과는 사뭇 양상이 다른 분위기다. 전반기 승률 3위를 기록했던 롯데는 후반기 치른 41경기서 15승 3무 23패 승률 0.395로 기간 8위에 그치고 있다. 8월 월간 승률은 0.304(7승 3무 16패)로 리그 최하위인데, 9월에도 3패만을 당한 상황이다.
이제는 빡빡한 일정 등의 핑계를 댈 수도 없는 취소 경기 일정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9월은 우천 취소 등을 포함해 단 3경기만을 치렀음에 롯데는 3연패를 당했다.
올 시즌 7일까지 사직 구장을 찾은 관중 숫자는 138만 572명으로 지난해 123만 2840명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동시에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했던 2009년 138만 18명의 역대 홈 최다 관중 숫자 새롭게 경신했다. 홈에서 8경기를 남겨둔 현재 150만 관중 돌파도 유력한 상황이다. 롯데의 경기 평균 시청률 역시 최고 수준인 한화 이글스 등과 함께 상위권에 속한다.
과연 롯데 야구단은 시즌 내내 이토록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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