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정신 승리는 대단하다.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하면서 멕시코와 졸전을 펼쳤다. 그럼에도 그들은 만족하고 있다.
일본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대비 평가전에서 졸전 끝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90분 동안 단 2번의 유효 슈팅만 있었던 일본. 미나미토 타쿠미가 완벽한 득점 기회를 날렸고 스즈키 자이온의 슈퍼 세이브가 없었다면 멕시코에 잡혔을 경기였다. 그럼에도 그들은 만족했다.

일본축구협회의 미야모토 츠네야스 회장은 일본과 멕시코의 경기를 지켜본 뒤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에 의하면 미야모토 회장은 “멕시코가 우리를 가두려고 했던 방식, 전방 압박, 그리고 수비에서의 끈질김은 이 경기의 핵심이었다. 우리도 전방에서 멕시코를 잘 압박했고 이는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기는 북중미월드컵 대비 좋은 시뮬레이션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미야모토 회장이 가장 크게 만족한 건 경기 종료 직전이었다. 우에다 아야세가 돌파하는 과정에서 세자르 몬테스에게 파울을 당했다. 주심의 첫 판정은 경고, 그러나 VAR 판독 끝 퇴장으로 번복됐다.
미야모토 회장은 “월드컵에서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갔을 때 이 경기는 내용적으로 보면 16강에서 8강으로 올라간 듯했다. 경기를 지켜보면서 그 정도의 리듬과 강도를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선수들이 주심에게 ‘저건 퇴장이었다’고 맞선 모습, 그리고 태도는 그만큼의 집중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커룸에서 선수들의 표정을 보니 꼭 이기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고 이를 놓쳤으나 앞으로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가 앞으로 토너먼트에서 더 나아갈 수 있는지를 가르는 요소가 될 것이다”라고 더했다.

북중미월드컵 대비 첫 평가전을 무실점으로 끝낸 것 역시 미야모토 회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우리는 전방에서 맨투맨 수비를 펼쳤고 멕시코의 패스, 피지컬에 조금 고전했다. 하지만 세컨 볼을 커버하기 위해 모두가 협력했고 볼을 빼앗길 때도 ‘절대 내주면 안 된다, 이건 안 된다’라는 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수비 가담, 실점을 막았다. 모두가 이 순간이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바라봤다.
물론 일본은 멕시코를 상대로 오랜 비행 끝 중립 경기를 펼쳤기에 정상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북중미월드컵이 열리는 미국에서의 경기였던 만큼 큰 문제는 아니었다. 결국 결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긍정적인 부분만 바라본 그들이다.
어쩌면 일본의 긍정 마인드는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다만 멕시코전은 분명 실망스러웠고 일본이 아시아 예선에서 보여준 경기력의 절반도 보이지 못했다.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한 그들이기에 만족할 수 없는 과정과 결과였다.
한편 일본은 10일 미국과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미국은 대한민국에 0-2로 패배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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