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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만 있으면 재미없잖아” ‘긍정왕’ 오현규는 이적 무산의 충격을 이겨내고 있다 [현장인터뷰]

  • 김재호
  • 기사입력:2025.09.05 08:24:41
  • 최종수정:2025.09.05 08: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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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앞에 선 그의 얼굴에는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이적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은 공격수 오현규(24)는 긍정의 힘으로 아픔을 이겨내고 있었다.

오현규는 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에 있는 이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다 지나간 일”이라며 최근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

벨기에 주필러리그 헹크에서 뛰고 있는 오현규는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로 이적을 추진했다. 이른바 유럽의 ‘빅리그’로 불리는 분데스리가로 진출하는, 다시 말해 ‘더 큰 무대’로 나가는 것이기에 기대감을 높였다.

오현규가 5일(한국시간) 훈련을 앞두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美 뉴욕)= 김재호 특파원
오현규가 5일(한국시간) 훈련을 앞두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美 뉴욕)= 김재호 특파원

그러나 그의 이적은 무산됐다. 슈투트가르트까지 가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지만, 메디컬 테스트 결과, 그리고 이적료 문제 등이 겹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을 어떻게 다 말씀을 드려야할지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은 그는 “확실한 것은 당사자간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부분은 실망스럽다. 나는 몸과 마음이 모두 준비가 돼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과거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는 그는 “고등학교 시절 이후 무릎 때문에 쉬거나 아픈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프로에서도 활약했고, 셀틱과 헹크에서도 활약했다”며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한국 축구 대표팀 훈련에서 오현규가 몸을 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한국 축구 대표팀 훈련에서 오현규가 몸을 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좌절감을 느낄 틈도 없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표팀에서 만난 동료 선수들은 ‘어떻게 된 일이냐’며 걱정스럽게 안부를 물었다. 그를 특별히 배려했던 홍명보 감독도 그를 위로하기 위해 최대한 애썼다.

그역시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좌절하고 슬픔에 빠져 있는 것은 프로답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이은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이 자리에 온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기회를 받은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준비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렇게 된 거 전화위복으로 삼고 더 강해지고 더 좋은 선수가 돼서 어떤 팀이든 원하는 선수가 되면 문제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월드컵을 예비 명단으로 지켜보는 등 선수 생활에서 크고 작은 굴곡을 경험했던 그는 “내 축구 인생에서 어려운 순간이 닥치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나에게 이렇게 반복되는 사이클은 나를 더 강해지게 만드록 있다. 좋은 선수로 가는데 있어 내가 바라보는 방향, 내가 꿈꾸는 것에 가까워지는 거 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오현규는 헹크에서 슈투트가르트로 이적이 추진됐으나 무산됐다. 사진= REUTERS= 연합뉴스 제공
오현규는 헹크에서 슈투트가르트로 이적이 추진됐으나 무산됐다. 사진= REUTERS= 연합뉴스 제공

이어 “인생에 항상 좋은 일만 있으면 재미없지 않은가. 좌절도 맛보고 실패도 맛봐야 더 강해지고 단단해지는 것이다. 지금은 그런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로 더 단단해졌다. 함께한 에이전트, 가족, 주변 사람들 모두 응원해주면서 더 끈끈해지고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을 이었다.

슈투트가르트에 대해서는 “그 팀만의 상황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그는 “큰 팀에서 기회가 왔고, 분데스리가에서 공격수로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기에 기대감을 가졌지만, 상황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들이 틀렸다’는 독기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독기를 갖고 뛸 것이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경기장에서 내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라며 재차 각오를 다졌다.

[뉴욕(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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