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역사적인 망신.’
독일 매체 ‘빌트’가 독일과 슬로바키아전이 끝난 뒤 내건 헤드라인이다. 독일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A조 1차전 슬로바키아 원정에서 0-2로 패했다.
독일이 원정에서 치른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패한 건 무려 48경기 만이다. 독일은 이날 경기 전까지 원정에서 치른 월드컵 유럽 예선 47경기에서 37승 10무를 기록했다. 빌트가 ‘역사적인 굴욕’을 붙인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경기 내용은 더 처참했다.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감독이 강조한 ‘지배력 있는 축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수비는 계속 흔들렸고, 공격엔 날카로움이 없었다.
전반 42분, 플로리안 비르츠의 볼 소유 실수가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다. 슬로바키아 다비드 한츠코가 뤼디거의 방심을 틈타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10분엔 다비드 스트렐레츠가 뤼디거를 가볍게 제친 뒤 감각적인 슈팅으로 독일 골망을 흔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 독일은 경기 내내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특히나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각각 리버풀(1억 2,500만 유로), 뉴캐슬(8,500만 유로)로 이적한 ‘2억 1,000만 유로 콤비’ 비르츠와 닉 볼테마데는 존재감이 없었다.
독일 주장 조슈아 키미히도 중원에서 중심을 잡지 못했다.
신예 수비수 남디 콜린스는 오른쪽 풀백으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으나 전반만 뛰고 교체됐다.

나겔스만 감독의 실험은 효과를 내지 못했다.
독일은 6월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파이널에서 포르투갈(1-2), 프랑스(0-2)에 잇따라 패했다. 이번 패배까지 더해 3연패다.
월드컵 개막을 280일 앞둔 시점에서 내용과 결과 모두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다행인 점은 있다.
독일은 네이션스리그 성적 덕분에 최악의 경우 월드컵 플레이오프 진출권은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본선 경쟁력과 직결되는 경기력 회복은 시급하다.
독일은 8일 쾰른에서 예선 2차전 북아일랜드전을 치른다.
독일은 부상으로 빠진 니클라스 퓔크루크 대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공격수 막시밀리안 바이어를 긴급하게 호출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