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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은 양보하겠다고 했지만...” 김하성, 애틀란타에서 7번이 아닌 9번을 택한 이유는? [MK현장]

  • 김재호
  • 기사입력:2025.09.05 06:00:00
  • 최종수정:2025-09-06 08: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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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뛰는 김하성의 모습은 아직 낯설어 보인다. 가장 낯설은 것은 등번호다. 이전에 달던 7번이 아닌 9번을 사용하고 있다.

이유가 있다. 7번은 주인이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3년 4200만 달러 계약에 합류한 주릭슨 프로파다.

프로파는 김하성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함께 뛴 경험이 있다. 단순히 ‘함께 뛴’ 사이는 아니다. 둘은 서로를 의형제로 여길 정도로 사이가 각별했다.

‘9번’ 김하성은 뭔가 낯설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9번’ 김하성은 뭔가 낯설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김하성도 팀에 합류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친했던 친구다. 거의 가족처럼 친했다고 생각한다”며 옛 동료와 친분을 소개했다.

프로파는 시카고 원정에서 김하성의 브레이브스 데뷔를 함께하지 못했다.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기 위해 애틀란타로 돌아간 것. 대신 김하성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난 이틀간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김하성은 4일(한국시간)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자리에서 “지금도 계속 연락이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메이저리그에서 새로 합류한 선수가 기존 선수에게 등번호를 양보받는 경우는 자주 있는 광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드문 일도 아니다. 심지어 원래 주인은 ‘절친’이다. 김하성이 프로파에게 등번호 7번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없었던 것일까?

김하성은 여기서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를 새롭게 공개했다. “프로파가 (등번호 7번을) 준다고 했다”며 ‘절친’이 먼저 등번호를 양보했다고 밝혔다.

프로파는 김하성에게 등번호 7번을 양보하겠다고 제안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프로파는 김하성에게 등번호 7번을 양보하겠다고 제안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그는 그럼에도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기가 문제였다. “시즌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금 등번호를 바꾸면 매장에 나온 프로파 유니폼도 다 바꿔야하고 그래서 그냥 내가 9번을 달겠다고 했다”며 거절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고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다. 2026시즌에 대한 선수 옵션이 남아 있는 김하성은 “내년에 받을 것”이라며 2026시즌에는 다시 7번을 달고 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잘 아는 옛 동료’가 새로운 팀에 있다는 것은 그가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김하성이 프로파에게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파가 없었던 지난 이틀 동안 기존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브라이언 스닛커 감독은 “새로운 팀에 정말 빨리 녹아들고 있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김하성은 새로운 팀에 녹아들고 있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김하성은 새로운 팀에 녹아들고 있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팀내 최고 연봉자’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러웠던 탬파베이에 비해 다른 고액 연봉자들이 많은 팀 환경 덕분일까? 김하성은 “그런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다른 이유를 언급했다. “경기하면서 재미가 있는 거 같다. 샌디에이고 시절처럼 라틴계 선수들이 팀내 많다보니 선수들끼리 대화도 많이 하고, 필드에 나가서도 계속 장난치고 그러다 보니 뭔가 더 편안하게 플레이를 하고 이는 거 같다”며 탬파베이 시절보다는 이전 소속팀 샌디에이고와 비슷한 팀 분위기가 쉬운 적응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새로 왔는데 애들이 장난도 많이 치고 잘해주는 것이 감사하다”며 자신을 받아준 새 동료들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시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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