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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만들고 경기늦추고 '폭염 피하는 법'

한화볼파크 인피니티풀
수영하며 야구관람 가능
KBO, 日 경기시간 늦춰
골프 카트엔 물·얼음 비치
시니어 인기 파크골프는
낮시간엔 이용제한 조치

  • 조효성
  • 기사입력:2025.07.10 17:12:21
  • 최종수정:2025-07-10 18: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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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관중이 구장 내에 설치된 수영장 인피니티풀에서 경기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관중이 구장 내에 설치된 수영장 인피니티풀에서 경기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시원한 물속에서 수영하면서 야구 보니 무더위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요. 아이들을 위해 튜브 준비하고 겉에 입을 래시가드까지 샀어요."

지난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국프로야구(KBO) 한화 이글스와 기아 타이거즈 경기를 앞두고 아이 둘을 둔 직장인 이정원 씨는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열혈 한화팬인 데다 최근 성적까지 좋아 응원할 맛이 난다는 이씨는 경기 관람을 마친 뒤 "'광클'을 하며 다녀온 보람이 있었다. 4층이라 선수들의 얼굴까지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색다른 느낌이었다. 아이들도 '인생 사진'을 찍었다며 너무 좋아하더라. 가격이 부담은 되지만 피서 왔다는 생각을 하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폭염 뉴노멀' 시대에 야구, 축구, 골프 등 야외 스포츠 리그에 비상이 걸렸다. 최고의 경기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나 응원하러 온 관중 모두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위기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

그중 '세계 최초의 야구장 수영장'인 한화생명볼파크 인피니티풀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가로 15m에 폭 5m, 깊이 최고 1.5m로 최대 30명만 수용할 수 있어 8일 공식운영 첫날 전후로 예약전쟁이 벌어졌다. 스플래시 자쿠지는 1인당 최대 5만1500원, 스플래시 카라반은 최대 7만원으로 인피니티풀도 이용할 수 있다.

7월 초 시범운영 때는 3층 관중석에 물이 튀고, 일부 누수가 발견됐지만 이후 풀장 수위를 낮추고 이용 규칙 강화, 누수 부위 보수 및 물받이 설치 등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KBO는 폭염 정도에 따라 현재 4분인 클리닝 타임(5회 말 경기 후 운동장 시설 점검 시간)을 최대 10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각 구단에는 선수단 구역에 냉방기기와 음료 배치를 요청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혹서기인 7~8월 일요일·공휴일 경기 개시 시간을 기존 오후 5시에서 오후 6시로 1시간 늦춰 열기로 했고, 낮경기가 불가피한 더블헤더도 8월 31일까지 열지 않는다. 또 인조잔디 구장의 경기 편성을 없앴다.

롯데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경기 도중 관중석 열기를 식혀주는 쿨링포그(안개형 냉각장치) 시스템을 가동해 호평받았다. 에어컨이 가동되고 물과 이온 음료가 비치된 '온열 환자 대비 쉼터'도 조성했다.

SSG 랜더스도 기존 의무실 외에 야구장 내 이벤트 대기실, 인터뷰실, 유소년클럽 실내 공간, 외야 시설관리사업소 공간 등을 환자 발생 즉시 휴게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9일에는 의무실, 외야 7번 게이트에 얼음물과 생수 1000개를 비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대표적 야외 스포츠인 골프도 비상이다. 기본적으로 열을 식힐 수 있도록 카트에 얼음을 가득 채운 아이스박스를 놓고, 탈수를 막기 위한 식염포도당을 비치해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또 일부 골프장은 35도가 넘는 폭염 때 홀별 정산 시스템을 적용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골퍼들도 개인적으로 냉감 스프레이를 이용해 목덜미나 팔 부위를 시원하게 식히고, 휴대용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있다. 일부 골퍼는 냉감조끼를 준비하기도 한다.

노령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는 폭염에 가장 취약한 종목이다. 그늘이 없이 잔디밭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열사병 위험도 크다. 이에 최근 제주, 창녕 등 일부 지역에서는 '무더위 휴식 시간제'를 도입해 운영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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