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합계 7언더파 단독 선두 등극
“자신있게 휘두른 게 선두 원동력”
겨우내 체력 보강 위해 러닝 운동
군살 쏙 빼고 신체 밸런스 맞춰
“목표는 우승, 아시안투어도 뛰고파”

한눈에 봐도 얼굴 살이 확 빠졌는데, 샷은 더 단단해졌다. 비가 오는 중에도 흔들림 없이 차근차근 타수를 줄였더니 단독 선두에 나섰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6승 골퍼 이형준이 ‘한국의 마스터스’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형준은 3일 오전 경기 성남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 7054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중간 합계 7언더파 135타로 조우영, 황도연 등 공동 2위 그룹(중간 합계 5언더파 137타)을 2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지난 2022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2년 7개월 만에 우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전날 일몰로 마치지 못한 2라운드 잔여 8개 홀을 이날 오전에 소화한 이형준은 안정적인 플레이로 선두 그룹에서 한발 치고 나섰다. 재개된 뒤 오른 첫 홀이었던 2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9번홀(파5)에서는 약 80m를 남기고 시도한 세 번째 샷이 홀 2m에 붙여 버디를 추가해 한걸음 더 달아났다.
경기 후 만난 이형준은 “비가 와서 그린이 말랑말랑해진 상태라 샷을 할 때 과감하게 핀 쪽으로 보고 쳤다. 비가 오면서 오히려 플레이하기 수월했다. 그래서 쉬운 버디 퍼트가 많이 나왔고, 그걸 넣은 게 선두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자평했다. 자신있는 플레이도 선두에 오른 원동력이 됐다. 그는 “남서울CC가 원래 러프가 길고 티샷하기 까다로운 코스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러프가 짧은 편이라 이번에는 자신있게 휘둘렀다. 티샷을 가운데에 잘 넣고 핀 위치에 따라서 공략을 어떻게 할지 이미지를 그리는데, 그 생각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돌아봤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는 2019년 공동 5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인 이형준은 “항상 욕심 나는 타이틀이었지만 그동안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나한테는 기회가 좀 없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꼭 내가 타이틀을 잡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두 시즌 우승이 없던 이형준은 이번 겨울 독하게 체력을 길렀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 2년 동안 성적이 안 좋았다. 실망을 많이 했고, 어떤 게 원인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렇다고 뭐가 딱 안 된다고 진단을 내린 건 없었다. 다만 생각해보니 3,4라운드 때 항상 지쳤던 기억이 나더라. 그래서 체력을 먼저 기르자는 생각으로 겨울에 준비했다”고 말했다.
체력 보강을 위해 주로 했던 운동은 러닝이었다. 평소에도 틈틈이 러닝을 꾸준하게 했다는 그는 “원래 달리기를 안하는 편이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즐겨했는데, 러닝을 하면 체력 증강에 많이 도움이 된다고 해서 무작정 했다. 밤에도 많이 뛰고 그런 운동을 많이 했더니 지방이 좀 많이 빠지면서 지금은 몸에 밸런스가 잘 맞춰진 느낌을 받을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얼굴 살이 확 빠져보일 정도였지만, 이형준은 “한 3kg 가량 빠졌더라. 지방이 빠진 대신 근육이 붙으면서 보기에는 10kg 빠진 것 같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하더라”며 웃어보였다.
이형준은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라면서 “GS칼텍스 매경오픈 하면 메이저급 타이틀이라고 많이 이야기한다. 그 타이틀을 꼭 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회 우승자는 아시안투어 2년 출전권도 받는다. 그는 “대한골프협회와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 대회라 아시안투어 시드에 대한 욕심이 난다. 아시안투어에 못 나간지 10년 이상 된 것 같다. 해외 대회도 경험하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성남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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