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의 가족도 눈길을 끌었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건 짐바브웨 출신 빈센트 형제다. 형 스콧 빈센트와 동생 키런 빈센트는 연습 라운드와 식사 등 이번 대회와 관련된 모든 일정을 함께 소화했다. 아시안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있는 빈센트 형제는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함께 출전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올 때마다 기분이 좋은 한국에서 올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형제는 매일 한식을 먹으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다. 스콧 빈센트는 "한국에는 맛있는 음식이 정말 많다. 특히 삼겹살처럼 구워 먹는 고기를 좋아한다. 매일 저녁 동생과 함께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것을 먹어볼지 고민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골프장 안에서 선수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캐디로 나선 가족도 많았다. 함정우는 아내가 캐디백을 멨다. GS칼텍스 매경오픈 베스트 아마추어 출신인 송민혁은 아버지와 이번 대회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함정우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출신 아내 강예린 씨가 캐디를 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내가 옆에 있으면 경기에만 집중하게 된다. 골프를 치다 보면 순간적으로 욱할 때가 있는데 아내가 제 마음까지 다스려준다"며 "아내 캐디는 장점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는 인내하는 게 중요한데 아내의 말을 잘 들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함정우의 이번 우승을 도울 특급 조력자인 강씨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성적이 잘 나올 때는 기분이 좋은 만큼 남편과 힘을 합쳐 올해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 보겠다"고 강조했다.
2023년 GS칼텍스 매경오픈 베스트 아마추어 수상자인 송민혁은 다시 한 번 아버지와 함께한다. 송민혁은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버지인 만큼 올해 캐디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확실히 아버지와 호흡을 맞출 때가 공이 잘 맞는다. 리더보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쳐보겠다"고 말했다.
예선전을 통해 이번 대회 출전권을 따낸 구본혁도 프로 골퍼로 활약 중인 아내 심지민 씨에게 캐디백을 맡겼다. 이 밖에도 아시안투어에서 활약 중인 몇몇 선수가 아버지, 아내, 여자친구 등을 캐디로 고용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우승자인 타이치 코(홍콩)와 김백준 등은 현장에서 부모님에게 응원을 받았다. 타이치 코는 빠듯한 일정에도 GS칼텍스 매경오픈을 찾은 아버지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올해로 3년 연속으로 아버지와 함께 왔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기 위해서는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남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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