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골프협회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이 5월 1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7054야드)에서 열린다. 1982년부터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치러진 대회는 특히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 '메이저 대회'로 남다른 위상을 지니고 있다. 대회 디펜딩 챔피언 김홍택은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나도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갤러리의 수준 높은 응원까지 더해져 메이저 대회다운 품격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GS칼텍스 매경오픈은 한국 선수뿐 아니라 해외 선수 53명이 출전하는 명실상부한 국제 대회다. 아시안투어 상위권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 간 치열한 샷 대결은 이번 대회 최고 관전 포인트다. 그만큼 대회 첫날과 둘째 날 편성된 조 가운데 주요 선수들이 몰려 있는 조에 관심이 모인다.
개막을 이틀 앞둔 29일 대회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1·2라운드 48개 조 편성에서 흥미를 끄는 조는 올해 아시안투어 신흥 강자 라이언 피크(호주)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11승 강경남이 속한 16조다. 5월 1일 오전 7시 3분에 10번홀에서 첫 티샷을 날릴 두 선수는 지난해 KPGA 투어 신인왕 송민혁과 함께 각 투어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펼친다.
피크는 올 시즌 초 아시안투어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지난 2월 열린 뉴질랜드오픈에서 깜짝 우승해 29일 현재 시즌 랭킹인 아시안투어 오더 오브 메리트에서 3위에 올라 있다. 올해 31세인 그가 아시안투어 무대를 뛰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 유망한 아마추어 골프선수였던 그는 21세에 호주 오토바이 갱단의 조직원으로 활동하다 두 차례 폭행 사건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5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출소 후 골프 코치의 권유로 다시 골프채를 잡고 인생 재기를 다짐한 피크는 뉴질랜드오픈에서 우승하고 오는 8월 디오픈 출전권을 거머쥐면서 결실을 맺었다.
피크에 대항해 42세 베테랑 강경남이 맞불을 놓는다. 강경남은 국내 골프에서 '꾸준함의 대명사'로 꼽힌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도 그는 2004년부터 총 19차례 출전해 8차례나 톱10에 오를 만큼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에도 공동 9위로 마쳤던 그가 20번째 도전 끝에 남서울 컨트리클럽을 지배할지 주목된다. 만약 강경남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박상현에 이어 국내 남자골프 선수 중 두 번째로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한다. 강경남은 이 대회 전까지 통산 상금 47억8158만원을 기록 중이다.
또 지난 1월에 열린 필리핀오픈에서 우승한 쥘리앵 살레(프랑스)와 KPGA 통산 4승의 함정우, 국내 남자골프의 '라이징 스타' 조우영이 맞붙는 25조(1일 오전 11시 30분 티오프)도 관심이 집중되는 조다. 1일 오전 11시 52분에 시작하는 27조에는 지난해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국가대표 김민수와 태국의 떠오르는 간판 사돔 깨우깐짜나가 함께 1라운드를 치른다.
대회 첫날 오후 12시 25분에 1번홀에서 동반 플레이하는 트래비스 스미스(호주)와 고군택, 이수민이 속한 30조도 눈길을 끄는 조다. 아시안투어 통산 1승을 기록 중인 스미스는 지난해 신한동해오픈에서 준우승한 강자다. 올해 뉴질랜드오픈에서 5위에 올라 한국 선수 중 아시안투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고군택과 KPGA 통산 5승의 이수민이 상대한다.
역대 챔피언들이 맞붙는 26조는 첫날부터 가장 많은 관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첫날 오전 11시 41분에 1번홀에서 출발하는 이 조에는 지난해 43회 대회 우승자 김홍택, 2023년 42회 우승자 정찬민, 2021년 40회 우승자 허인회가 함께 플레이한다.
이들은 첫날부터 '남서울 장타 전쟁'을 펼친다. 대회가 열릴 남서울 컨트리클럽을 지배했던 셋은 공교롭게도 모두 공격적인 스타일을 추구한다. 지난해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에서 정찬민이 3위(307.44야드), 김홍택이 6위(303.68야드), 허인회가 15위(299.95야드)에 올라 국내 간판급 장타자임을 입증했다. 허인회는 "남서울 컨트리클럽은 코스에 갈 때마다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시원한 장타와 정교한 플레이까지 더해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또 한 번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오전 조에서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사상 첫 3회 우승을 노리는 골퍼들이 차례로 출격한다. 2012년과 2022년 우승자인 김비오가 올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우승자인 김백준, 미국 동포 골퍼 한승수와 10번홀에서 1일 오전 6시 30분에 맨 먼저 출발한다.
이어 2019년과 2020년 2연패를 달성했던 이태희가 국가대표 안성현, M J 매과이어(미국)와 오전 6시 41분에 티오프를 한다. 2016년과 2018년 대회를 우승했던 박상현은 이정환, 이준석(호주)과 오전 6시 52분에 시작한다. 2017년 대회 우승자 이상희는 지난 27일 끝난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캐나다 동포 이태훈, 남아프리카공화국 강자 이언 스나이먼과 오전 7시 14분에 10번홀에서 첫 티샷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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