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매일경제신문 혼자서는 숱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없었다. 그 옆에는 한국 남자골프를 더욱 부흥시키고 한국 골프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뜻을 함께한 동반자가 있다. 매경오픈 44년 역사의 절반에 가까운 20년을 동행한 GS칼텍스다. 2006년 타이틀 스폰서로 시작한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 남자골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이 대회는 '허정구가(家)'의 묵묵한 지원, 헌신과 함께했다.
고(故)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은 고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미스터 골프' '한국 골프계 대부'로 통한다.
1976년부터 제6~8대 대한골프협회장을 지낸 허 명예회장은 1971년 GS칼텍스 매경오픈 대회장인 남서울 컨트리클럽(CC)을 개장했다. 또 '세계적인 선수를 키우자'는 취지로 국가대표 상비군 제도를 신설했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이 제도는 한국 골프사를 바꾸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이런 부친의 골프 사랑과 헌신은 고스란히 삼형제를 통해 이어졌다. 장남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차남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삼남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은 선친의 유지를 이어받아 2003년부터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를 후원하는 등 한국 남자골프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허 명예회장의 가업을 이어받은 허남각 회장은 범GS그룹 장손이다. 허동수 명예회장은 한국의 '미스터 오일'로 불리며 현재의 GS칼텍스를 있게 한 주인공이다. 그는 2006년 GS칼텍스 매경오픈 개최를 시작으로 남자 프로골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허광수 회장은 선친과 같이 대한골프협회장을 9년간 지냈고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 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렇게 허 명예회장 시절부터 의기투합한 GS칼텍스와 매일경제의 골프대회 협업은 허진수 고문, 그리고 현재 허세홍 대표 체제까지 굳건히 이어지고 있다.
매경미디어그룹과 허정구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대회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리먼 사태로 인해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2009년 한국 남자골프 투어 규모 축소에도 총상금 6억원을 유지하며 대회를 열었고, 오히려 2010년에는 총상금을 8억원, 그리고 2011년에는 총상금을 10억원으로 증액해 국내 남자골퍼들에게 힘을 줬다. 또 GS칼텍스와 대회 공동 주최 11년을 맞았던 2016년에는 무려 17년 만에 예선전을 부활시켜 진정한 '오픈 대회'의 면모를 되찾았다.
또 코로나19로 대부분의 대회가 취소됐던 2020년에는 대회 장소를 엘리시안 강촌CC로 옮겨 열었다. 당시 수입이 끊긴 많은 선수를 지원하기 위해 총상금을 10억원으로 줄이는 대신 컷탈락한 선수들에게 'GS칼텍스 매경오픈 머니'를 200만원씩 지원했다.
단순히 기업의 홍보 효과만 생각하고 지원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지원과 후원'이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이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골프대회로 선수 및 골프 팬과의 약속을 지킨 결과는 달콤하다. 선수들은 20년 동안 힘을 내 '안방 수성'에 성공했고 수많은 골프 팬들은 '구름 관중'으로 불리는 열기를 만들어내며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한국의 마스터스'를 완성했다. 다음달 1~4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린다. GS칼텍스와 함께한 20번째 대회. 어느 때보다 갤러리가 뿜어내는 뜨거운 응원 열기와 치열한 우승 경쟁이 기대된다.
[조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