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발생한 비행기 충돌 사고에 러시아 피겨 페어 출신 부부가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NBC뉴스’ 등 미국 언론은 현지시간으로 30일 새벽 러시아 언론을 인용, 러시아의 피겨 챔피언 출신인 에브게니아 시시코바와 바딤 나우모프를 비롯한 러시아 출신 선수와 관계자들이 지난 29일밤 워싱턴DC에서 추락한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도 대변인 발표를 통해 실명은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불운하게도 우리는 이 슬픈 정보를 확인했다. 워싱턴에서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며 현지 언론의 보도를 인정했다.
시시코바와 나우모프는 현역 시절 페어로 활동했다. 1992년 알베르빌,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에 출전했고 1994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1995년 부부의 연을 맺은 둘은 1998년 프로 선수로 전향했고 2017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들의 아들 막심 나우모프는 미국에서 피겨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열린 미국 피겨선수권과 육성 캠프에 참가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변을 당했다. 이들 부부뿐만 아니라 다른 피겨 선수들도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아직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이 탑승한 아메리칸항공 5342편은 워싱턴DC 시내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던 도중 군 헬기와 공중에서 충돌, 공항 인근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5342편은 소형 여객기인 CRJ700 기종으로 아메리칸항공 자회사인 PSA항공이 운영중이었다. 승무원 포함 64명이 탑승중이었다. 충돌한 군 헬기는 시코스키 H-60 기종으로 세 명의 군인이 탑승중이었다.
현재 수색 작업이 진행중이지만, 생존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NBC는 소식통을 인용, 현장에서 30구의 시신이 나왔다고 전했다.
피겨계는 충격에 빠진 모습. 미국 피겨협회는 “우리는 이 말할 수 없는 비극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희생자들의 가족을 우리 마음속에 두겠다”며 희생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국제빙상연맹(ISU)도 성명을 통해 “피겨 선수들과 그들의 가족, 친구, 코치들이 이번에 추락한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음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 비극에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 피겨스케이팅은 스포츠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는 모두 한가족이고, 함께 연대할 것이다. 미국 피겨협회와 긴밀히 연락하며 이 어려운 시간 필요한 도움을 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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