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LPBA 6대회 연속 우승에도 여전히 배고픈 김가영 “성장했지만 만족할 수준 아냐”

LPBA 8차전 우승 인터뷰 트로피 무게만큼 어깨 무거워 “김민아 나보다 뛰어난 점 많아”

  • 황국성
  • 기사입력:2025.01.30 18:54:45
  • 최종수정:2025.01.30 18:54:45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김가영이 29일 열린 ‘24/25 웰컴저축은행LPBA챔피언십’ 결승에서 ‘천적’ 김민아를 세트스코어 4:2로 누르고 우승했다. 6대회 연속우승에 36연승이라는 대기록이다. 그럼에도 김가영은 성장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사진=PBA)
김가영이 29일 열린 ‘24/25 웰컴저축은행LPBA챔피언십’ 결승에서 ‘천적’ 김민아를 세트스코어 4:2로 누르고 우승했다. 6대회 연속우승에 36연승이라는 대기록이다. 그럼에도 김가영은 성장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사진=PBA)
LPBA 8차전 우승 인터뷰
트로피 무게만큼 어깨 무거워
“김민아 나보다 뛰어난 점 많아”

벌써 여섯 번 째다. 우승 이후 같은 자리에서 인터뷰가. 그 사이 연속 우승 트로피는 6개로 늘었고, 연승기록도 ‘36’으로 늘어났다. 남녀를 통틀어 PBA에서 앞으로 이런 기록이 나올까. 하지만 김가영은 여전히 배고파 보였다. 애버리지 1을 넘어 1.2를 바라본다. 29일 밤 열린 ‘24/25 웰컴저축은행배LPBA챔피언십’결승전 상대는 더군다나 자신의 천적인 김민아였다. 그 동안 역대 전적에서 김가영을 누른 선수다. 결과는 세트스코어 4:2 승. 이제는 천적관계도 안통한다. 스스로 우승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리고 파티처럼 즐기고 있단다.

준우승한 김민아는 2, 3세트 내준걸 너무 아쉬워했다. 특히 3세트는 8:1로 앞서가다 평범한 뒤돌리기롤 놓치며 역전패했다. 만약 3세트를 잡았다면 전체 판도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그 차이에서 승부가 판가름났다. 김민아 스스로 자신은 매세트 실수를 한두 개 하는데, 김가영 선수는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두 선수 인터뷰를 소개한다.

[우승 김가영]

▲여섯번째 우승이다. 소감은.

=정말 좋아서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점점 어깨가 무겁다. 부담은 늘 있다. 그만큼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부담은 늘어간다. 트로피 무게만큼 점점 무겁다. 하하.

▲명절에 가족 앞에서 우승하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마치 파티 같다. 지인들이 모두 경기장에 나를 응원하러 와준다. 친구들, 동호회 지인들, 팬들까지 나 한 명을 위해 경기장을 찾아주신다. 투어가 마치 파티 같다.

▲첫 시즌 애버리지는 0.8이었는데, 이제는 1.2 이상을 바라본다.

=처음에는 애버리지가 더 빨리 오를 줄 알았다. 건방진 생각이었다. 주변에서도 애버리지 0.1 올리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애버리지 1을 넘겼을 때는 더 어려울 거라고 하셨다. 한편으로는 쉽게 생각해서 겁먹지 않고 들이댔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주위 사람들 말(애버리지 0.1 올리는 게 쉽지 않다)이 다 맞지만, 나는 목표를 높게 잡고 지금처럼 발전해 나가겠다.

▲24/25시즌 들어 특히 더 잘하는 비결은.

=복합적이다. 먼저 실력이 성장했다. 애버리지, 기술, 경험치, 심리적인 부분 등 모든 게 조금씩 성장했다. 하지만 예전보다 성장했다는 거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한 시즌에 6번 우승할 만한 실력은 아니다. 실력에 비해서 결과가 더 좋다. 결국 운이 좋았다.

▲김민아 선수와 23/24시즌 2번 만나 모두 졌다. 결승전에서 만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는지

=24/25시즌 미디어데이부터 김민아 선수와 한지은 선수를 높이 평가한다고 이야기했다. 평소 두 선수 실력이 좋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뛰어난 부분도 많은 선수들이다. 당연히 상대하는 게 부담스럽다. 팀리그에서 만날 때도 잘 치는 선수들이라는 것을 느낀다. 상대 전적 열세는 걱정하지 않았다.

▲결승전 상대인 김민아 선수가 김가영 선수의 실력 상승을 인정했는데

=이번 투어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결승전서도 운이 좋았다. 패배한 세트에서는 내가 김민아 선수보다 훨씬 못 쳤다. 이긴 세트나 한 큐에 치고 나갈 때 인상이 강해서 김민아 선수가 실력이 상승했다고 언급한 것 같다. 냉정하게 돌아보면 내 경기력에도 빈틈이 없지는 않았다. 물론 김민아 선수가 좋은 평가를 해준 것은 고맙다. 항상 경기 초반에 내 뜻대로 경기를 끌고 나가지 못하는 점은 불만스럽다. ‘1’이라는 애버리지가 내 기준에서는 만족스럽지 않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해야 한다.

▲정규투어서 우승을 많이 한게 오히려 월드챔피언십이 부담일 수 있는데

=부담 대신 자신감을 느끼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고 해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내게 가장 큰 숙제는 트로피 무게에 깔리지 않는 거다. 어떻게 하면 더 홀가분하게 월드챔피언십을 준비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그래야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트로피 무게에 짓눌리면 자멸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내게 가장 큰 숙제는 부담감을 떨쳐내는 거다.

김가영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문 김민아는 2, 3세트가 못내 아쉬웠다고 했다. 특히 3세트는 8:1로 앞서가다 평범한 뒤돌리기를 놓치며 역전패했다. (사진=PBA)
김가영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문 김민아는 2, 3세트가 못내 아쉬웠다고 했다. 특히 3세트는 8:1로 앞서가다 평범한 뒤돌리기를 놓치며 역전패했다. (사진=PBA)

[준우승 김민아]

▲결승 소감

=마지막 정규투어(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월드챔피언십 진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치르기 전 계산했더니 8강은 가야 월드챔피언십에 나설 수 있겠더라. 너무 월드챔피언십 진출 여부에만 집중한다면 경기를 그르칠 것 같았다. 이번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만 집중해 결승까지 왔다.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면서 페이스가 올라왔다. 그래도 준우승은 너무 아쉽다. 김가영 선수를 이길 수 있었는데, 2세트와 3세트가 너무 아쉽다.

준우승 너무 아쉬워…2, 3세트 이길 수 있었는데
김가영 선수 더 단단해져 이기려면 실수 줄여야

▲이번 준우승, 24/25시즌 부진을 극복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텐데

=선수들은 대회를 연달아 소화하면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나는 24/25시즌 매 투어마다 한두 경기 만에 져서 실전감각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마지막 정규투어에서야 마음을 가볍게 먹었다. 차분하게 경기에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승승장구하는 김가영 선수를 결승서 만났는데.

=내가 (김)가영 언니를 멈추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가영을 멈추자는 생각에 빠지면 오히려 김가영 선수에게 주눅들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잘했던 경기를 되돌아보면서 자신감을 채우려고 했다. 김가영 선수 이번 투어 경기도 돌아봤다. 이렇게 대단한 선수도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기죽지 않으려고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가영 선수에게 상대 전적(김민아 기준 2승 1패)에서 앞섰다. 그 동안 만났던 김가영 선수와 결승전서 만난 김가영 선수는 어떻게 달랐는지

=크게 달랐다. 23/24시즌에는 2번 이겼다. 그때는 김가영 선수가 한 세트에 실수를 3번 정도 했다. 이제는 한 세트에 실수를 1번 할까 말까 한다. 나는 매 세트 실수 한두 개는 하는데, 김가영 선수는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팽팽한 경기를 치렀지만, 김가영 선수가 나보다 더 단단했다.

▲24/25시즌 내내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마지막 정규 투어서 월드챔피언십 진출을 확정했다.

=결승전을 치르면서 많이 느끼고 배웠다. 먼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충분히 실수가 나올 수 있는 공인데도 쉽게 생각하고 자세를 잡았다. 그런 실수를 계속 줄이려고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이 줄여야 한다. [유창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